빅히트 2대 주주인 넷마블 신작
BTS 실제 게임 제작 과정에도 참여해 ‘주목’
애플 앱스토어 1위(9/24)→ 258위(10/19)
넷마블 "중장기 다양한 스토리 기대"

BTS와의 콜라보로 이목을 받았던 넷마블의 신작 ‘BTS 유니버스 스토리’가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BTS가 속한 빅히트 2대 주주로 ‘다이너마이트’의 글로벌 인기와 맞물려 게임도 글로벌 흥행 기대가 높았다.

19일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게볼루션에 따르면,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흥행가도가 기대됐지만 채 한달도 안돼 큰 폭 하락세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이미 집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에서도 258위에 그친다. 최고 매출 순위는 구글에서는 집계가 안되며, 애플에서도 100위에 어렵게 걸친 상태다. 9월 24일 출시 당시만해도 구글 3위, 애플 1위와는 확연한 차이다.

개발사 넷마블측은 아직 기대감을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인기 회복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앞으로 게임 내 의상, 이야기 구성 요소 등 콘텐츠를 꾸준히 업데이트할 예정이다"라며 "BTS 유니버스 스토리의 초반 성과를 논하기보다는, 이용자가 만든 이야기가 꾸준히 쌓이고 공유되면서 커뮤니티 및 소통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 이미지 / 넷마블
BTS 유니버스 스토리 이미지 / 넷마블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2019년 6월 출시한 방탄소년단 매니지먼트게임 ‘BTS 월드’에 이어 두번째로 선보이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협업 작품이다.

BTS 월드도 출시 하루 만에 韓·美·日 등 33개국에서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하는 등 초반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인기·매출 순위가 가파르게 떨어져 순위표에서 찾기 어려워졌다. 이 탓에 BTS 유니버스 스토리가 전작과 달리 장기 흥행에 성공,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가 게임 업계의 관심사였다.

내부 기대감도 높았다. BTS 월드는 넷마블과 지분 관계가 없는 개발사 테이크원 컴퍼니가 만들었지만,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넷마블의 개발 자회사 넷마블 몬스터가 직접 만든 자체 개발 게임이다.

넷마블은 BTS 유니버스 스토리에 팬들을 위한 요소를 여럿 담았다. 이용자가 게임 내 제작 모드를 통해 이야기를 대본처럼 쓰면, 애니메이션 작품 같은 결과물을 받아 감상하고 공유할 수 있다. BTS가 직접 게임 콘텐츠를 검수하고 일부 이야기 요소(애셋)를 만드는 데 참여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쓰지 않고 주로 보는 이용자를 위해 게임의 시각적 측면에 특히 공들였다. 개발팀은 캐릭터를 매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BTS 멤버의 얼굴을 직접 3D 스캔하고, 최근 사진과 영상을 다수 참고해 외형을 다듬었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 한국 시장 인기·매출 순 추이 / 게볼루션
BTS 유니버스 스토리 한국 시장 인기·매출 순 추이 / 게볼루션
그럼에도 초반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BTS 팬인 아미(ARMY)를 노리고 만든 게임인 만큼 목표 이용자층이 좁다. 하지만, 업계는 ‘넷마블이 방탄소년단(BTS)과 빅히트 손을 잡고 만든 작품임에도 기대감에 비해 성적이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증권가 분석도 비판적이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게임의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 기대치에 못미친 성적’이라고 평가하며, 이 게임 일매출이 1억원 미만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T조선과 통화에서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방탄소년단의 팬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렵다. 게임을 제작한 이유 가운데 팬을 위해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취지도 있어 수익화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또한 "글로벌 기준 일매출은 1억~2억원 사이로 추정한다. 다만, 장르가 비슷한 게임이 거의 없고, 캐주얼게임은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거의 오르지 못하므로 기준에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30대 한 게임 영상 창작자는 "BTS와 넷마블의 만남에는 관심이 갔지만, BTS팬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해보진 않았다"며 "BTS팬이라 할지라도 팬픽이나 BTS 유니버스에 관심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소수일 것으로 본다. 또한 팬들이 이른바 ‘덕질(특정 대상에 빠져 해당 대상을 응원한다는 의미의 신조어)‘을 할 때, 게임이 아니라도 돈 쓸 곳이 많으므로 게임이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월 출시하는 자체 IP 신작 세븐나이츠2에 자연스레 기대 몰려

전작 세븐나이츠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위)과 신작 세븐나이츠2의 실사화 그래픽의 모습 / 넷마블
전작 세븐나이츠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위)과 신작 세븐나이츠2의 실사화 그래픽의 모습 / 넷마블
19일 기준으로 넷마블 게임 가운데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 안에 든 게임은 없다. 기대를 모은 BTS 유니버스 스토리마저 매출 10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했다.

11위에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12위에 A3 스틸얼라이브, 15위에 리니지2 레볼루션이 각각 올랐으나, 회사로서는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블소 레볼루션은 각각 2016년, 2018년 출시된,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이 오래된 게임이고, 자체 IP로 만든 게임이 아닌 까닭이다.

넷마블은 11월 자사 대표 IP중 하나인 세븐나이츠의 후속작 세븐나이츠2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게임이 모바일게임 시장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게임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세븐나이츠는 2014년 출시해 세계 137개국에서 회원 수 4390만명쯤을 보유할 정도의 흥행작이다.

세븐나이츠2는 전작의 30년 뒤 세계를 다룬 게임이다. 수집형 RPG였던 전작을 한층 발전 시켜 수집형 MMORPG의 게임성을 담는다. 오픈필드를 여행하는 재미와 다양한 영웅을 수집해 그룹으로 전투를 벌이는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다. 캐릭터도 원래는 귀엽게 묘사했으나, 후속작에서는 진지한 실사풍으로 표현하는 등 변화를 줬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