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대표는 취임 후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고객의 숨은 니즈를 빨리 찾을 수 있는 고객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하 DX)’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미래 선점을 위해 DX,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인다.

LG 신입사원들이 혁신 제품 관련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 / LG
LG 신입사원들이 혁신 제품 관련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 / LG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캐나다 이동통신사 1위 벨 출신의 AI 전문가 ‘케빈 페레이라’ 박사를 영입해 LG전자 토론토 AI 연구소를 맡겼다. 조셉 림 미국 남가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2019년 12월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LG전자는 서울과 캐나다 토론토, 인도 방갈로르,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 AI 거점 조직을 두고, 이곳을 AI R&D와 인재육성의 전초기지로 키운다.

계열사 IT시스템을 올해 50% 이상, 2023년까지 90% 이상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화 등을 추진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DX 전담 조직을 구축하고 DX 인재 영입 및 양성에 나선다.

LG사이언스파크 등 찾아 미래 만들어갈 R&D 인재 강조

구 대표는 지난해 2월 LG의 미래를 만들어갈 인재들을 찾는 행사인 'LG 테크 콘퍼러스'를 위해 LG의 R&D 심장부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LG의 R&D 공간에서 최고 인재들이 미래 기술을 선도하고, 꿈을 이루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고 약속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구 대표 취임 이후 수 차례 방문해 주요 제품 및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 인력을 격려하는 미래 준비의 산실이다. 올해 5월 말에는 출범 2년을 맞은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코로나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본연의 역할을 하며, DX∙AI 분야 역량 강화 등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활동도 격려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4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유플러스, LG CNS 등 7개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도 참석했다.

LG그룹은 실력있는 젊은 인재를 육성해 새로운 시도와 변화에 도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구 대표의 ‘인재경영’ 철학에 따라 지난해 잠재력 있는 선임 및 책임급 인재 100명쯤을 미래사업가 후보로 선발해 육성 중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10월 미래사업가 후보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용기있는 도전을 응원했으며, 올해도 "부족한 여건에서도 고객을 위한 최선의 솔루션을 찾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바로 사업가의 일입니다" 등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구 대표의 사업현장 방문 때에도 해당 분야의 미래사업가들이 참석해서 사업가로서 필요한 경험을 쌓고 있다.

세대교체, 인재영입, 성과주의 인사 등으로 쇄신 가속화

LG그룹은 구 대표 취임 후 2번의 정기인사에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세대교체, 외부인재 영입 등을 통해 미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취임 5개월만에 이뤄진 첫 인사에서 3M 수석부회장 출신인 신학철 부회장(LG화학)을 비롯해 홍범식 전 베인앤컴퍼니 대표(LG 경영전략팀장·사장) 등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수혈했다. 지난해엔 1985년생 최연소 상무(심미진 LG생활건강 퍼스널케어(생활용품) 사업 총괄)와 임이란 LG생활건강 상무(1981년생), 김수연 LG전자 수석전문위원(1980년생) 등 30대 상무 트리오를 탄생시키며 여성 주도의 혁신을 기대케 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5세대이동통신(5G)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탁월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엔지니어로 선행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대한 성과가 있는 우수한 인력에 대한 육성도 지속하고 있다.

상시 채용, 비대면 인적성 검사 등 포스트코로나 채용의 '뉴노멀' 선제 대응

LG가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종전 상/하반기 정기 채용에서 연중 상시 선발체계로 전환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과 수요에 맞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는 속도감 있는 채용 제도로 전환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하고, 현장 중심의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확보해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경영 환경과 기술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LG는 인턴십 제도 이외에 산학협력, 공모전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선발을 진행한다. 일례로 LG는 지난 6월 1일부터 한 달간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LG AI 해커톤’을 진행해 나이, 성별, 학력에 관계 없이 오직 ‘실력’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참가자에게 입사 및 인턴기회를 주는 스펙 파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LG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성장 준비를 위해 당장의 인력 수급 차원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수 인재 선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