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이산화탄소에서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역발상으로 탄소를 줄이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 기술이 완성하면 산업현장의 불가피한 탄소 발생이 환경오염이 아닌 새로운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건태 UNIST 교수가 ‘금속 이산화탄소 배터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김건태 UNIST 교수가 ‘금속 이산화탄소 배터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CLX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공동으로 이산화탄소(CO2) 저감 시스템 실증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이 환경 부정영향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전략방향인 ‘그린밸런스2030’ 성공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이산화탄소를 저감한다. 대외적으로는 대기환경 오염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셈이다.

양측은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건태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금속 이산화탄소 배터리 시스템’의 확대 가능성 및 상업화를 검증한다. 이 시스템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교수팀은 연구단계에서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물에 이산화탄소를 넣으면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제거되고, 전기와 수소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이산화탄소가 녹은 물에는 수소이온(H+)이 많아져 산성을 띈다. 이때 전자들이 이동하면서 전기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수소(H2)도 생산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의 전환 효율은 약 60%에 달한다.

양측은 향후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생산공정 중 발생하는 연도가스의 이산화탄소(CO2),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 가능성을 테스트한다. 연속공정 사업화 등 상업성이 확인되면 함께 공동 사업 추진도 검토한다.

지구 온난화 등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로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저장하는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이번 사업이 상업화에 도달하면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의 획기적 저감이 가능해지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건태 UNIST 교수는 "SK와 협업을 통해 연구 결과가 실제 상업화 되면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파생 연구를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면서 수소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배 SK이노베이션 울산CLX 화학생산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밸런스2030 추진 전략 아래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UNIST와 협업을 통해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그린밸런스2030 성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