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기간 줄이고 월 보험료 낮춰
보맵, 하나생명과 DIY 보험 판매 시작
암·골절·상해 등 보장 범위는 쪼개서 보장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꼭 필요한 보장만 선택할 수 있는 'DIY 미니보험'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업계는 개인별로 다른 니즈에 따라 보험료를 세분화해 책정하는 식의 보험 상품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스몰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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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은 하나생명과 함께 '(무)내가 만드는 DIY(Do It Yourself) 암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월 최소 400원으로 최대 2000만원을 보장한다. 여러 암 보장을 통합 가입해야 하는 일반적인 암보험과 달리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담보만 골라 암 종류별로 가입이 가능한 미니 보험이다. 가족력이나 평소 생활습관에 따라 발병률이 높은 질환에 요구되는 보장을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미니보험은 보장내용을 단순화하고 보험기간을 6개월~3년 등 비교적 짧게 둔 것이 특징이다. 보험료도 월 200원, 연 9900원 등 소액인 상품으로 간단 보험 또는 소액 단기보험으로도 불린다.

삼성생명 미니 암보험은 보험 가입 후 3년간 암 진단을 받으면 500만원을 보장한다. 보험료는 40세 남자 기준 3년납 월 1430원이다. 만 20세부터 60세까지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보장 범위를 잘게 나눠 운영한다. 1종은 주요 암과 전립선암·유방암·자궁암 등을 최대 500만원까지 보장하며 위암·폐암·간암만 보장하는 2종은 보장 범위가 좁은 대신 최대 보장금액이 1000만원으로 1종보다 크다.

암 외에 골절 관련 보장을 전문으로 한 상품도 있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이 내놓은 '무배당 오렌지 뼈펙트 상해보험 미니(mini)'는 연납 보험료 5000원으로 1년간 골절 관련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재해 골절 급여금과 깁스치료 급여금을 각각 1회당 5만원을 지급한다.

필요한 시간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시간제 보험 상품도 인기다. KB손해보험이 우아한청년들, 스몰티켓과 함께 선보인 시간제 배달업 이륜자동차보험은 필요한 시간 동안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시 두 달만에 2억원의 실적을 올리는 등 호응도 얻고 있다. 배달원이 최초 배달 지시를 받는 순간 보장이 시작되고, 당일 배달 업무를 마치면 보장이 종료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미니 보험 상품은 여러개의 선택 특약 가운데 자신에게 꼭 맞는 보장들만 골라서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고, 보험료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9월 25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소액 단기전문 보험업 신설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앞으로 미니보험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액 단기전문 보험업에 한해 자본금 요건을 기존 100억~300억원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낮춘 것이 골자다. 앞으로도 다양한 소액 단기보험이 등장할 수 있는 배경이다.

보험 스타트업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P2P 보험이나 DIY 보험이 대중화돼 있다"며 "스몰티켓, 다다익선 등 P2P 보험 플랫폼들이 운전자보험 등을 판매하는 것도 필요에 따른 세분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는 온라인 판매를 통해 절감한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혜택으로 돌려줄 수 있고, 소비자는 원하는 보장만 선택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비싼 보험료 대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할 수 있어 미니 보험은 더 대중화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윤미혜 기자 mh.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