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판호 발급 중단, 콘텐츠 표절 문제 심각하다 지적
문체부 "노력 중이나 뚜렷한 성과는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중국의 판호(版號, 게임 서비스 허가증) 발급 중단과 한국 콘텐츠 표절·불법 유통과 관련해서 정부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묻는 질문에 ‘뚜렷한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김승수 의원(국민의힘)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국 판호, 표절 등 문제에 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22일 문체위 국감에 참여한 김승수 의원(국민의힘)의 모습 / 국회영상회의록 시스템
22일 문체위 국감에 참여한 김승수 의원(국민의힘)의 모습 / 국회영상회의록 시스템
김 의원은 2017년 3월부터 한국 게임은 판호 발급 중단 탓에 중국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은 한국 게임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해 돈을 벌어가는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가 최근 발표한 ‘2019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중국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매출액 16억 5737만달러(1조9167억원)를 기록했다. 중국 전체 게임 수출액 중 한국은 14.3%쯤을 차지한다. 미국(30.9%) 일본(22.4%) 다음으로 큰 수출 시장이다.

콘텐츠 표절 문제도 짚었다. 김 의원은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를 본따 만든 중국의 황야행동은 무기, 지도, 인터페이스, 게임 방식 면에서 스토리 전개 방식까지도 비슷하다. 이 게임은 2018년 매출 5200억원을 달성했다"며 "미르의 전설2, 던전앤파이터 등 게임과 레진코믹스 같은 웹툰 콘텐츠 표절이나 BTS, 나훈아 공연 영상 저작권 침해 사례도 정도가 심해지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영준 콘진원장에게 표절로 인해 한국 콘텐츠가 받는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는데, 김 원장은 "게임이 가장 심할 것으로 보나, 직접적으로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저작권보호원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합법저작물시장 침해 규모는 2조4916억원, 침해 건수는 9억558개에 달한다. 저작권 침해 관련 불법 URL 삭제 건수는 2018년 11만9000건에서 2019년 21만건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김승수 의원이 제시한, 2018년, 2019년 국정감사 시정·처리요구사항 자료 / 국회영상회의록 시스템
김승수 의원이 제시한, 2018년, 2019년 국정감사 시정·처리요구사항 자료 / 국회영상회의록 시스템
김승수 의원은 문제 상황은 심각한데, 정부의 역할이 미비하고 성과도 지지부진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판호나 표절 문제는 2018년, 2019년 국감에서도 이미 논의한 적 있는 주제다. 당시 중국 정부에 항의하고, 저작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거나, 판호의 경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중국 게임 한국 서비스 제한도 검토할 것을 요구했는데 지금 하나라도 지켜진 것이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현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정부가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문체부도 외교부와 협업하거나 중국과 소통하는 등 노력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문체부 산하 기관 문화홍보원 문화원 콘진원 비즈니스센터 저작권보호원 중국 사무소가 있는데 중국과 뭘 했다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며 "장하성 주중대사, 노영민 前 주중대사는 문재인 정부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정권 실세가 주중대사로 일하는 동안 대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중국인을 입국을 막지 않은 것이나, 사드 배치 관련 ‘3불 합의’를 진행한 것은 중국과 무역 관계 측면을 고려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실제로 얻어낸 것은 하나도 없다"고도 말했다.

김승수 의원은 질의를 마치며 ▲중국 등 해외의 한국 문화콘텐츠 모방 피해금액을 정확히 집계할 것 ▲게임산업 발전 위한 다양한 데이터 수집할 것 ▲콘텐츠 저작권 피해 회복 위해 정부기관이 나설 것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민간차원 새 전략 수립할 것 ▲국제 사회와 저작권 관련 긴밀한 공조체제 유지할 것 등 5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상헌 의원, 중국처럼 e스포츠 지원 대폭 늘려야 한다는 의견 제시

김영준 콘진원장(왼쪽),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모습 / 국회영상회의록 시스템
김영준 콘진원장(왼쪽),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모습 / 국회영상회의록 시스템
한편,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종목으로 채택한 중국처럼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e스포츠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이를 활용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콘진원도 실태 조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e스포츠 종사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시스템 개선 방안을 제시해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김 원장에게 연내 완공을 목표로 광주, 대전, 부산에 건설 중인 e스포츠상설경기장이 목표 기간에 완성될 수 있는지 질문했다.

이 의원은 "e스포츠상설경기장은 지역 경제는 물론 e스포츠 산업에도 매우 중요한 사업인데 2020년 완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라며 "어째서 e스포츠 경기장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최대한 목표에 맞춰 경기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전은 제외해도 부산, 광주는 연내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e스포츠 분야 전문가 의견을 꾸준히 듣고 소통 창구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