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형 카론바이오 대표 "발모 효과? 우선 써보세요"
미국 FDA 승인 기관 세포실험서 발모 효과 입증
독일 더마테스트 임상시험서 안전성·내약성 확인
11월 말 인체 대상 임상 중간결과 확보 예정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40대 나모씨는 대학 졸업 직후 M자 탈모를 얻었다. 흑채와 가발은 필수고, 탈모로 고개를 제대로 들고 다니지 못해 거북목까지 얻었다. 더 이상은 아니다. 나모씨는 흑채와 가발을 멀리하고 고개를 당당히 들고 다닌다. 이 모든 것이 ‘샴푸’ 하나로 바뀌었다면 당신은 그걸 믿겠는가.

최근 독일 더마테스트 ‘피부적합성테스트’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내약성 등을 보증하는 ‘오성급 임상 인장(Excellent 5-STAR)’을 획득한 카론바이오가 탈모 치료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다. 1978년 독일 최초 피부과학연구소로 설립된 더마테스트는 세계적인 공인 인증기관이다. 최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피부에 닿는 다양한 화장품을 평가해 제품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하고, 탈모 제품에 대해서는 모발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도 한다.

IT조선은 조진형 카론바이오 대표를 만났다. 물에 씻겨 나가는 샴푸로 발모 효과를 기대하는 것에 반신반의하는 기자에게 조 대표는 임상 자료를 근거로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다.

조진형 카론바이오 대표 / IT조선
조진형 카론바이오 대표 / IT조선
지난 2019년 5월 설립된 카론바이오는 탈모 예방 및 발모 효능 샴푸 등을 개발하는 화장품 제조사다. 천연물질 R&D 중심의 제품 개발에 주안점을 둔다. 탈모와 피부 문제에 개선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포 실험서 발모 효과 인증…인체 대상 임상 결과도 ‘곧’

‘발모 효과’와 ‘탈모 치료제’ 등 단어는 탈모 치료 산업에서 희망 고문으로 치부된다. 아직까지 탈모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개선책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은 흑채를 시작으로 가발, 시중 탈모 치료제에 손을 댄다. 하지만 불편함과 부작용 우려 때문에 결국 손을 뗀다. ‘꾸준히 쓰면 개선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탈모 샴푸에 기대를 걸지만, 막상 탈모 치료제 연구진들은 "샴푸로는 발모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조진형 카론바이오 대표는 "샴푸로도 충분한 발모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카론바이오 샴푸는 혈액순환을 향상시켜 두피와 모발에 영양을 공급할 뿐 아니라 섬유모세포 증식을 돕는다"며 "모낭 세포 사멸을 예방하고 모발 성장을 돕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진형 대표가 샴푸 개발에 나선 것은 2012년쯤이다. 당시 그는 미국 한 대학교수가 소개한 탈모 예방 녹차 샴푸를 보고 원료 개발에 돌입했다. 발모와 관련된 동양의학 문헌과 현대 논문 분석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였다. 그 결과 카론바이오만의 발모 관련 천연식물 융합 추출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가 주장한 ‘샴푸의 발모 효과’는 실제 미국 FDA 승인 연구기관인 바이오톡스텍 세포실험을 통해 올해 5월 입증됐다. 바이오톡스텍은 보고서에 "카론 솔루션은 모발성장인자인 FGF7 및 FGF10 발현을 증가시켜 세포사멸 억제와 모발 성장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썼다.

조 대표는 "세포 실험 결과, 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모발성장인자 FGF7은 제품 처리 후 150% 증가했다"며 "이는 기존 탈모 치료제로 활용되는 미녹시딜과 동등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포 초기형성과 성장기를 유도하는 모발성장인자 FGF10은 170%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인체 성장인자인 ‘섬유아세포’ 증식 활성화 ▲모낭 세포 사멸 보호 및 모발 세포 재생 촉진 ▲모낭 세포 초기형성 및 모발성장 촉진 등 효과가 입증된 셈이라고 밝혔다.

세포 실험과 인체 임상에서의 효과가 꼭 같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에 그는 "현재까지 주변인을 관찰한 결과, 감사하게도 같았다"고 말했다. 주변에 탈모로 고통받는 지인 100여명에게 샴푸를 제공하고 변화를 관찰했더니 발모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애초 모낭세포 영양공급이 더딘 유전형 탈모의 경우, 스트레스성 탈모 등에 비해 효과가 더뎠지만 아예 효과가 없지는 않았다는 게 조 대표 설명이다.

카론바이오 샴푸 사용 전·후 모습. 약 4개월 사용 후 모습이다. / 카론바이오 제공
카론바이오 샴푸 사용 전·후 모습. 약 4개월 사용 후 모습이다. / 카론바이오 제공
카론바이오는 탈모 예방 및 발모 효능을 인체 대상 임상에서도 입증하기 위해 현재 독일 더마테스트의 ‘트리코스캔’ 실험을 진행 중이다. 트리코스캔은 앞서 카론바이오가 오성급 임상 인장을 받은 ‘피부적합성테스트(두피 안전성과 내약성 검증)’와 달리 모발 개선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조진형 대표는 "관련 중간결과는 오는 11월 말쯤 받아볼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2월쯤 완전한 결과를 받으면 바이오톡스텍 실험으로 입증한 발모 효능을 통계상 데이터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탈모 치료 산업, 지형 바뀔 것"

‘혁신 탈모 치료제’를 외치는 기업은 대부분 효과적인 주사제·연고 개발과 모유두세포 추출·이식 등에 집중한다. 샴푸로 발모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이 모든 노력에 큰 파장이 일 것 같다는 의견에 조 대표는 "샴푸를 개발하면서 잘만 하면 군더더기가 낀 탈모 산업의 지형이 크게 바뀔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탈모 치료 시장은 희망 고문으로 가득하다"며 "해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탈모 샴푸와 탈모 치료제는 효과가 미미하다. 카론바이오 제품으로 가발 산업과 모유두세포 보관 서비스 등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카론바이오는 독일 더마테스트로부터 인체 대상 임상 결과를 받는 즉시 식약처 기능성 인증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탈모 샴푸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카론바이오는 외부 공인 인증 기관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효능을 입증한 뒤 절차를 밟으려 한다"며 "수 많은 탈모인들에게 ‘희망 고문’으로 다가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기능성 인증을 받은 만큼, 탈모에 효과가 확실하다는 점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카론바이오는 현재 산학협동으로 단기간에 발모효과를 볼 수 있는 ‘나노 샴푸’와 영유아용 피부질환 치료제, 속눈썹 영양제 등도 개발 중이다.

그는 "제품군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라면서도 "회사가 당장 주력하는 것은 샴푸다"라고 말했다. 이어 "샴푸는 10월 초 온누리 약국 공식 온라인 몰 등을 통해 판매가 시작됐다"며 "향후 국내에서 판매망을 넓혀 탈모인에게 확실한 개선책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