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밀리미터파(mmWave) 대역에서 ‘소형 기지국(스몰셀)’ 소프트웨어(SW)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외산 SW가 아닌 우리 기술로 만든 SW를 5G 스몰셀 통신장비에 적용해 상용화 할 수 있게 됐다.

5G 스몰셀 SW 개발에 참여한 ETRI 연구진들의 단체 모습 / ETRI
5G 스몰셀 SW 개발에 참여한 ETRI 연구진들의 단체 모습 / 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세대(5G) 이동통신 음영지역이나 인구 밀집 지역 등에서 전송용량을 키우며 체감 통신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초고주파(밀리미터파) 대역 지원 5G 스몰셀 SW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5G에는 3.5㎓ 중대역 주파수와 28㎓ 이상 초고주파 두 대역이 있다. 초고주파 대역에서는 전달 손실과 전파 제한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지국의 최소 반경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5G 스몰셀은 작은 반경을 지녀 초고주파 대역 지원에 적합한 기지국이다. 또 낮은 송신전력으로 높은 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고 설치가 쉬우며 구축 비용도 낮아 5G 인프라 구축 핵심 장비로 꼽힌다.

그간 4G 스몰셀 장비 관련 기업들은 매번 발전하는 기지국용 모뎀 칩셋에 맞는 SW를 따로 개발해야 했다. 보급 후에도 유지, 보수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고 외산 의존도가 높아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한 부담이 컸다.

ETRI는 3.5㎓ 대역보다 더 많은 전송용량을 보낼 수 있고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28㎓대역을 지원하는 5G 스몰셀 SW 기술을 먼저 개발했다. 연구진은 본 기술로 5G 스마트 학교 상황을 가정한 비대면 교육 서비스 시연도 진행한다.

학생들이 5G 단말과 연결된 증강현실(AR) 안경을 착용하면 원격 수업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28㎓ 5G 스몰셀이 상용화되면 고용량 데이터를 요구하는 비대면 동영상 학습, 화상회의, 원격의료, 온라인 콘서트 및 스포츠 행사 초실감 서비스,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등 5G 융합 분야에 활용할 전망이다.

현재 연구진은 시연에서 28㎓ 대역에 할당된 800㎑대역폭 중 일부인 100㎑ 폭을 대상으로 여러 대의 상용 단말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음을 보였다. 새로 건설될 8차선 고속도로 중 한 개 차선을 대상으로 문제가 없는지 시험을 진행한 셈이다.

연구진은 향후 빔포밍 기술, 반송파 집성 기술 등을 결합, 전체 800㎑ 대역폭을 대상으로 통신 가능함을 선뵐 예정이다.

나아가 ETRI는 이번 달성한 5G 규격을 넘어 차세대 규격에 맞는 지능형,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추가 개발, 5G 스몰셀 기지국을 상용 수준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본 기술은 2018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5G NR기반 지능형 오픈 스몰셀 기술 개발’ 과제로 SK 텔레콤, 콘텔라, 유캐스트, 퀄컴 테크놀로지와 함께 개발했다.

국내외 특허 27건, 국제 표준 기고 8건을 제출했고, 중소기업에 관련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