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최고경영자(CEO)가 통신기업(텔코)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변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추가 인수합병(M&A) 추진과, 자회사 상장(IPO) 가능성도 언급했다.

질문에 답변 중인 구현모 KT 대표 / 류은주 기자
질문에 답변 중인 구현모 KT 대표 / 류은주 기자
구현모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기업간담회에서 통신기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 대표는 "미디어, 기업메시징 등 전체 매출 40%는 통신이 아닌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과 다른 통신 기반 플랫폼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KT가 가진 미디어, 금융, 클라우드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혁신을 리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구 대표는 "KT는 미디어에서 압도적 1등이다"며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가 마무리된다면, OTT를 포함한 미디어 비즈니스 규모만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료방송 1위 사업자 지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사실 그동안 말하지 못했지만, 취임 후 중요한 과제가 케이블TV 인수 건이었다"며 "2등일 때는 아무리 용써도 1등일 때보다 사업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 1등을 지키기 위해 (현대HCN)인수를 생각했고, 지금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씨카드가 단순한 카드회사가 아니라 강력한 빅데이터를 보유한 회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구 대표는 "비씨카드 고객 기반을 보면 가맹점 310만개, 개인고객 3530만명에 달한다"며 "미디어, 금융, 클라우드 외에도 블록체인 등 많은 기술과 서비스들에서 사업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서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시사했다. 구 대표는 "회사 내에서 M&A 전문가로 컸다"며 "구조적인 준비를 했다는 말씀드린 것도 그 부분(M&A)이며, 내년에는 몇 가지 보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K텔레콤처럼 자회사 분사를 통해 주가를 재평가 받는 방식에 대해 구 대표는 "준비 중이다"며 "내년 정도 되면 그림들을 아마 보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타 기업과 지분 맞교환 형태로 전략적 협업을 할 의사가 있냐 묻는 질문에 구 대표는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금융, 의료 로보틱스 이런 것들 있으니 전략적 핏이 맞는다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추가 인수와 티빙 지분 투자에 대한 질문은 강국현 커스터머 부문장이 답했다. 강 부문장은 "KT와 같이 시너지를 갖고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이라는 독자 오티티 갖고 있지만 외국의 글로벌 오티티 대항하기 위해 토종 OTT와의 협력 관계도 꾸준하게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M&A할 기업의 분야에 대해서 기자들이 묻자 "그건 사업전략 상 기밀이라 말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자회사 IPO 후보군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