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건설 중인 분리막 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1위 등극에 박차를 가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전사 투자를 통해 정유화학 중심의 비즈니스를 배터리 및 소재로 확장하는 딥체인지를 통해 새로운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제주 디아넥스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 클로징에서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에 따른 SK이노베이션의 구체적 경영목표 실행 계획이다.

분리막을 살펴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분리막을 살펴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직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유럽 폴란드 공장에 연간생산능력 3억4000만㎡ 규모 분리막(LiBS) 생산라인을 추가로 짓는다고 29일 밝혔다. 새로 짓는 설비는 2023년 1분기에 양산가동을 목표로 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폴란드에 2021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3억4000만㎡ 규모 분리막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이유는 전기차 시장의 급속 성장과 함께 분리막 시장에서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 독보적 세계 1위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2020년 분리막 시장규모는 41억㎡다. 5년 뒤인 2025년에는 159억㎡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중국, 폴란드 등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로 시장 성장세보다 빠르게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 동시에 프리미엄 분리막을 제조할 수 있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5년 전체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세계 1위를 굳건히 한다는 목표다.

중대형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소형 분리막은 스마트폰, 전동공구 등에 쓰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TSR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2020년에 중국을 제외한 세계 습식 중대형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40.7%를 기록해 2위인 일본 아사히카세이(20.7%)를 두 배 가까이 앞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충청북도 증평 공장에 연간 생산능력 5억3000만㎡ 규모 분리막 생산라인을 보유했다. 폴란드와 중국에 짓고 있는 신규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하며, 2021년말 생산능력은 13억7000만㎡가 된다. 이번 투자로 2023년말에는 총 18억7000만㎡ 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이는 현재의 3배가 넘는 생산능력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축차연신’ 기술은 분리막을 균일한 품질로 자유자재로 늘려, 원하는 물성과 두께로 분리막을 만들 수 있다. 이 기술로 인해 배터리 제조사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현재 4마이크로미터(㎛) 수준 두께로 분리막을 제작할 수 있다. 머리카락 두께가 약 100㎛인 점을 감안하면 25분의 1 수준이다.

세라믹코팅분리막(CCS)기술은 분리막의 내구성을 크게 높인다. 이는 미세한 세라믹층을 분리막 위에 도포하는 기술이다. 대용량 배터리에서 뿜어져나오는 열에도 분리막이 변형되거나 수축되는 현상을 최대한 방지해 화재 위험을 낮춘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은 "독보적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과 적기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면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딥체인지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