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6년 만에 영업이익 최고치를 기록하며 3분기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모바일 부문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사업 역시 시장 예상과 달리 실적 개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5G 스마트폰의 모델군을 더욱 다양화하며, 5G 시장 확장에 따른 추가 반도체 수요를 예상한다. 가전 사업은 억눌린 소비 폭발 영향으로 마진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 삼성전자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7조7800억원)보다 58.83%증가한 12조35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동기 매출은 66조9642억원으로 전년동기(62조35억원)보다 8% 증가해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8800만대…내년도 5G 모델 포트폴리오 늘린다

삼성전자는 3분기 IM 부문 영업이익 4조4500억원, 매출 30조4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6년만에 영업이익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판매한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800만대다. 같은 기간 태블릿 PC는 900만대를 판매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폴드2 등의 고가 플래그십 모델의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가 전 분기 대비 약 50% 늘어나 호조세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효율 제고 노력과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으로 수익성도 높였다. 태블릿 PC와 웨어러블 기기 등의 제품 판매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4분기의 경우 3분기보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태블릿 PC는 소폭 상승한다. ASP는 전 분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5G 수요 확대에 따른 내년도 전망은 밝다. 고가형 모델에만 지원됐던 5G 네트워크를 보급형까지 확대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 측면에서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5억대를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5G 최적화 역량으로 전 영역으로 스마트폰 모델을 넓히겠다. 글로벌 톱 리더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고객 경험 차별화와 판매 확대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스마트폰인 폴더블(접는 형태)폰의 내년도 포트폴리오 강화도 예상했다. 앞으로 매년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더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자 스마트폰 일부 모델에 한해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시장과 내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ODM을 유동성 있게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더했다.

네트워크 사업과 관련해서는 9월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의 5G 통신 장비를 수주한 것처럼 일본 유럽, 인도 등에 5G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쟁사 대비 차별화한 기술과 제품 공급을 확대하면서 자체 R&D 투자와 여러 파트너사와의 협력으로 안정적인 공급책을 보유하곘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수요에 반도체 ‘안심'…D램·낸드 사업 전망세는 맑음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3분기 영업이익 5조5400억원, 매출은 1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분기 모바일 수요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반도체 호조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중화권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개선되면서 소비 심리가 나아졌기 때문이다. 주요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와 화웨이 긴급 물량 조달도 영향을 미쳤다. D램의 경우 한 자리 수 중반대로 성장했다.

4분기에도 이같은 요소에 더해 5G 확대에 따른 모바일 수요도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 모바일 수요는 D램과 낸드에서 모두 견조할 것이다"며 "D램은 4분기 수요 비축에 따른 한 자리 수 초반대 성장을 예상한다. 낸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PC 수요로도 상승세가 견조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D램 신규 투자 지연과 관련해서는 계획이 조금씩 변동되고 있음을 짚었다. 메모리 수요를 전망해 제품 수요 변동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도록 인프라 투자를 선제 집행하겠다는 계획도 함께다. 이를 통해 올해 전체 메모리 투자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사업과 낸드 사업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사업의 경우 기술 전반의 생태계를 구축 후 노하우를 축적해서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EUV 전담 조직을 운영해 기술 측면에서 (파운드리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사 수요를 확보할 수 있도록 6세대 V낸드를 확대, 원가 경쟁력을 지속해서 유지할 예정이다"며 "7세대 낸드도 개발 중에 있으며 2021년 양산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서는 2021년 상반기 고객사의 재고 조정 가능성이 더해져 전년 대비 성장폭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고객사로부터 고성능 미세화 공정에 대한 요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만큼 내년도 시장 성장률을 상회해서 시장 점유율을 의미 있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더했다.

TV·가전, 프리미엄 제품이 ‘효자’

삼성전자의 CE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1조5600억원이었다. 매출은 14조900억원이다. TV와 생활가전 시장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같은 호조세를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TV 사업에서 3분기 마진이 두 자리 수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펜트업(Pent Up, 억눌린) 수요에 따른 1회성 수요임을 밝혔다. 본래 TV 사업에서 3분기가 계절적인 비수기이지만 올해는 펜트업 수요로 인해 이같은 성과가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펜트업 수요를 미리 예상, 유통과 협업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 역량을 기점으로 프리미엄 TV 판매를 확대한 결과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4분기는 전통 성수기에 속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과 시장 경쟁 심화로 사업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통과 긴밀한 협업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비대면 판매 인프라 강화로 QLED, 초대형, 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실적 방어에 주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생활가전의 경우 비스포크 냉장고와 그랑데AI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 만큼 성수기 프로모션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QD 디스플레이 사업 전환 추진은 계획대로 간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영업이익 4700억원, 매출 7조3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OLED 매출은 상반기 기준 비중이 80% 초반이며 OLED 판매량은 10% 후반대로 증가했다는 결과도 전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모니터용 패널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스마트폰 수요 회복으로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에 따라 OLED 패널 판매가 확대됐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초대형 TV, 고성능 모니터 패널 판매 증가로 평균 판매 가격 상승에 따른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개선됐다.

4분기에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하고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면서 신기술 기반의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한다. 내년에는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 강화와 프리미엄 TV 제품군에서의 사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삼성전자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LCD 사업과 별개로 계획에 따른 추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고객사로부터 패널 공급을 단기간 연장할 수 있는지 문의가 와 당분간 LCD 생산 공급 연장을 고민 중에 있다"면서도 "확정된 것은 없으며 QD 디스플레이 사업 전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