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하마 넷플릭스의 변(辯) “전송료 강제는 망중립성 위반"

류은주 기자
입력 2020.10.30 17:34
SKB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첫 변론
2021년 1월 15일 2차 변론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 지급 관련 첫 변론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라는 주장에 대해 "망 중립성을 위배하며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의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기본원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앞세워 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SK브로드밴드기 존재하지도 않는 원칙을 만들어 억지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 첫 변론의 핵심이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로고 / 각 사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0민사부(합의)는 30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SK브로드밴드에 대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첫 변론을 열었다.

넷플릭스 측은 이용자와 CP가 각각 자신들이 계약한 ISP에 '접속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뒤의 전송 과정에 대한 비용은 지급하지 않는 것이 ‘인터넷의 기본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망 사용료의 범위를 ‘접속료'로 한정한 것이다.

망 사용료는 이용자와 ISP 사이의 계약이고, 온라인을 통해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CP 넷플릭스가 부담할 책임이 없다는 것이 넷플릭스 측 주장이다.

넷플릭스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은 "가입자가 요청한 콘텐츠를 전송시키는 것은 ISP인 피고(SK브로드밴드)가 이용자들과의 계약 관계에서 당연히 해야하는 업무"라며 "망 사용료를 지급해야한다는 주장은 원고(넷플릭스)에게 피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전송료 지급을 강제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취하는 망 중립성 원칙 위반이다"며 "전송료 추가 부담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넷플릭스 측은 망 이용책임에 대한 채무부존재뿐만 아니라 협상 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망 사용료는 접속을 위한 고정비용인 접속료와 시간·사용 대역폭에 따른 변동비용인 전송료를 모두 포함한다고 반박했다. 국내외 CP들이 이미 ISP에게 망 사용료를 지급 중이고 넷플릭스가 해외 ISP와 관계에서 망 사용료 지급 의무를 인정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SK브로드밴드 법률대리인 세종은 "이미 국내외 CP들은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며 "언론보도를 통해 알기로 원고도 여러 명목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질은 프랑스 오렌지 텔레콤에 망 이용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세종은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에 대한 인터넷서비스 제공과 안정적인 국가기간통신망 유지를 위해 최근 3년간 2조3800억원을 투자했다"며 "원고는 4월 한 달 동안에만 국내 시장에서 439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망 품질 유지를 위한 투자와 비용은 모두 국내 ISP에게 전가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기본 원칙’에 따라 전송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는 넷플릭스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세종은 "망 중립성은 콘텐츠 내용이 이용자에 따라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망 사용료를 받지 말라는 게 아니다"며 "넷플릭스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경우 망 이용 대가를 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에서도 CP가 ISP에게 망 이용대가를 정상적으로 내야 한다고 판결이 나왔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원칙을 앞세웠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주장한 전송료에 대한 인터넷의 기본 원칙은 존재하지 않으며, 전송이라는 개념 자체가 망 이용에서 별도로 구분될 수 없다"며 "넷플릭스가 망을 무상으로 이용하면서 이익을 얻고 있고, 이로 인해 SK브로드밴드가 손실을 입고 있으므로 부당이득이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부터 망 이용료 협상 중재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방통위의 중재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4월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료를 지급할 채무가 없다며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 재정 절차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규제 당국인 방통위를 ‘패싱’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이 대립하는 만큼 추가 변론기일을 잡았다. 2차 변론 기일은 2021년 1월15일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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