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 초 브랜드 최초 SUV GV80를 출시한 데 이어 10월 동생격인 GV70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세단에 이어 SUV도 복수의 제품으로 ‘라인업'을 갖추면서 글로벌 고급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SUV 제품군을 통해 패밀리룩을 강조하는 한편, 차급에 따른 고유의 디자인 요소로 다양한 수요층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위쪽부터) 제네시스 GV80와 GV70 / 제네시스
(위쪽부터) 제네시스 GV80와 GV70 / 제네시스
제네시스는 지난 29일 중형 SUV GV70의 내외장 디자인을 공개하고, 국내 출시 일정을 ‘2020년 말'로 확정했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위장막을 벗긴 GV70 100여대로 전국에서 시험 주행에 나선다. 여기에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도 병행해 시장 관심을 끌어올릴 복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된다. 그럼에도 SUV 열풍은 식을 줄 모른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다퉈 신형 SUV를 내놓는 배경이다. 여기에 제네시스는 한 발 앞서 복수의 SUV를 출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제네시스 SUV 라인업의 디자인 전략은 ‘같은 듯 다르게'다. 세단에서 성공을 거둔 패밀리룩 효과를 SUV 분야에서도 이어간다. GV80과 GV70 모두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 철학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구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네시스 SUV 2종은 모두 방패형 브랜드 로고에서 영감을 받은 ‘크레스트 그릴’을 강조한다. 세단보다 크기를 키워 SUV 고유의 웅장한 느낌을 전면에 내세운다. 여기에 복수의 광원을 두 줄로 정렬한 쿼드램프로 전면 인상을 완성한다.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표현한 디자인 기조 ‘지-매트릭스', 유선형을 강조하는 우아한 실루엣 등도 두 차의 공통점이다.

제네시스 GV70 측면 / 제네시스
제네시스 GV70 측면 / 제네시스
회사는 GV70 고유의 요소로 ‘역동성'을 강조한다. GV80이 SUV 고유의 묵직한 존재감을 재해석했다면, GV70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해 한층 날렵하고 속도감 있는 인상에 무게중심을 뒀다.

아치형 라인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을 강조한 측면이 대표적이다. GV70은 GV80보다 크기는 작지만, 정교하게 비례감을 조율해 ‘스포츠 SUV’의 성격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매끄러운 쿠페의 지붕선을 연상케하는 조형에 성공했다는 것이 회사츳 설명이다.

실내에서도 차별화 전략은 이어진다. 두 차 모두 한국 특유의 미적 요소인 ‘여백의 미(Beauty of White Space)’를 내세웠다. 그러나 GV70은 비행기 날개를 연상케하는 타원형 요소를 실내 곳곳에 배치, 독특한 공간감을 표현했다.

(위쪽부터) 제네시스 GV80 실내와 GV70 실내 / 제네시스
(위쪽부터) 제네시스 GV80 실내와 GV70 실내 / 제네시스
여기에 제네시스는 GV70에 스포츠 패키지를 신설, 중형 SUV만의 역동적인 감성을 강조했다. GV70 스포츠 패키지는 전용 프론트 범퍼와 지-매트릭스 패턴의 전용 21인치 휠, 다크크롬 가니쉬와 대구경 배기구 등으로 고성능 요소를 디자인으로 적극 드러냈다. 실내도 스포츠 전용 내장 컬러와 전용 스티어링휠, 카본파이버 마감으로 젊은 감성을 자극했다.

이상엽 제네시스 글로벌 디자인 담당 전무는 "제네시스 GV80은 통해 디자인 정체성인 ‘역동적인 우아함’의 완벽한 균형을 선보였다"며 "GV70는 투 라인(Two Lines)과 윙 페이스(wing face)등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 DNA를 계승하면서도, G70와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의 역동성을 극대화한 70 라인업의 SUV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