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소프트웨어(SW) 기술이 주목받는다. 특히 클라우드 환경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가 대세로 떠올랐다. 별도 설치 없이 쉽게 SW를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스웨어는 국내 최초로 서비스형 보안(SECaaS) 방식의 클라우드 데이터 보호 서비스를 선보여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보안 전문 기술로 SaaS 시장을 공략한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으로 자동화한 것이 특징이다. 금융, 통신 등 다양한 업계에서 스파스웨어 보안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김근진 스파이스웨어 대표는 "(자사 서비스는) 어떤 환경에서든 제약 없이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며 "실제로 올해 한 스타트업이 QR 코드 기반 방문 기록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이면서 개인정보유출 우려에 부딪혔지만 스파이스웨어 솔루션 적용으로 급박한 상황에 대처했다"고 밝혔다.

김근진 스파이스웨어 대표 / 스파이스웨어
김근진 스파이스웨어 대표 / 스파이스웨어
김 대표는 20년 경력의 클라우드·보안 전문가다. 창업 전 통신기업에서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시장 흐름을 읽었다. 당시 클라우드 필요성이 커졌지만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7년 스파이스웨어를 설립했다.

그는 "당시는 기업 IT환경이 클라우드로 빠르게 전환했지만 이에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은 거의 없었다"며 "클라우드에 설치할 수 없거나 일부 기능만 설치할 수 있는 기존 보안 SW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스파이스웨어는 2018년 아마존웹서비스(AWS) 기술 파트너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안랩과 클라우드 보안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해는 안랩,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신한캐피탈, 신한금융투자, 하나은행으로부터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최근 데이터 보호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SW 수요가 급격히 늘었고, 구독형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마이데이터 사업, SW 진흥법 등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원동력이 됐다.

김 대표는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조건에 보안 환경이 포함돼 있어 관련 기업 문의가 늘었다"며 "SW진흥법에 서비스형 제품을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이 있어 향후 공공 시장에서도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스파이스웨어는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미국과 영국, 룩셈부르크 등 유럽 시장이 핵심 타깃이다. 미국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유럽은 서울핀테크랩과 창업진흥원 지원을 기반으로 속도를 낸다. 앞서 스파이스웨어는 지난해 영국 금융기업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의 낫웨스트 기업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금융보안 분야에 선발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특히 유럽 잠재 고객 확보 측면에서 서울핀테크랩 도움이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스파이스웨어는 서울핀테크랩과 룩셈부르크 엑셀러레이팅 기업 룩스코이 운영하는 10X 익스텐션 인 룩셈부르크 2020(Extension in Luxembourg 2020)에 참여한다. 핀테크 강국인 룩셈부르크를 거점으로 유럽 현지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김 대표는 "투자 자금으로 해외 영업, 전략 기획을 위한 인력도 확충했다"며 "특히 서울핀테크랩이 주관하는 룩셈부르크 사업을 통해 현지 판매 가능한 잠재 고객이나 파트너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과 AWS 등 마켓플레이스 수익 창출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가시적인 사업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니콘 보안 스타트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그는 "조직 내에 기술연구소를 별도로 두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나가고 있다"며 "데이터 경제가 활성화되는 시대인 만큼 앞으로도 개인정보에 대한 불안감이나 문제점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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