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휴대폰 판매점에 전시된 애플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모델 색상은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3사의 직영 대리점과 각 리셀러 매장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애플이 각 매장에 전시하는 아이폰의 색상을 지정해놨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비인기 색상 아이폰을 전시용으로 특정해 수요를 높이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이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를 출시한 10월 30일 애플 가로수길 매장 모습 / 김평화 기자
애플이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를 출시한 10월 30일 애플 가로수길 매장 모습 / 김평화 기자
2일 이동통신 및 단말 유통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판매 매장에 전시된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모델은 일부 색상으로 한정됐다. 매장별로 한 두 가지 정도 색상 차이는 있지만 이통사 대리점과 다수 리셀러 매장에서 마련된 전시용 아이폰12·아이폰12프로 모델 색상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조선 확인 결과 이동통신 3사 각 대리점에는 모두 같은 색상의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아이폰12는 블루, 아이폰12프로는 골드 색상이다.

다른 색상 기기를 찾는 질문에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현재 두 개 색상만 전시돼 있다"며 "어느 매장을 가든 상황은 같다"고 말했다.

아이폰을 판매하는 프리스비와 에이샵, 윌리스 등 리셀러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통사 매장보다는 진열된 색상 폭이 넓었지만 화이트 색상의 아이폰12나 실버 색상의 아이폰12프로를 찾아볼 수 없었다.

프리스비에는 매장별로 아이폰12는 레드와 블루, 아이폰12프로는 골드와 그래파이트 색상이 주로 전시돼 있었다. 에이샵과 윌리스 다수 매장에도 아이폰12는 블루와 레드 색상만 있었다. 아이폰12프로는 동일하게 골드와 퍼시픽 블루 색상만 볼 수 있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시 단말의 색상 폭이 한정된 이유는 애플 정책에 있었다. 애플이 각 이통사 대리점과 리셀러 매장 등에 진열되는 기기 색상을 특정했기 때문이다.

리셀러 매장 한 관계자는 "어느 매장을 가든 전시돼 있는 모델은 같다"며 "애플이 승인한 색상만 전시할 수 있기에 자의로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단말 유통 업계 관계자도 "애플에서 이런 제품을 진열해야 한다는 진열 가이드 같은 것이 내려온다"며 "이통사향(이통사 판매 기기)이든 자급제(유통 업계 판매 기기)든 가이드 내용은 같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모델의 특정 색상만 진열하도록 제시한 까닭에 비인기 색상 모델의 재고 소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매장에서 전시용 아이폰을 직접 구매한 후 일정 기간 필수 진열하도록 정책을 둔다. 진열용 아이폰은 일반 사용자에게 판매되는 기기와 같기에 일부 매장은 전시 기간이 지나면 해당 아이폰을 싼값에 소비자에 되팔기도 한다. 이통사 대리점과 리셀러 매장이 비인기 모델을 구매, 전시할수록 인기 색상인 단말과의 수요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실제 이통 3사와 엠엔프라이스 등 단말 유통 업계 등이 조사한 사전예약 선호도를 보면 아이폰12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색상은 화이트였다. 전시 단말에는 찾아볼 수 없는 색상이다. 반면 리셀러 매장에 필수로 진열돼 있던 레드 색상은 다섯 가지 색상의 아이폰12 중 인기가 가장 낮았다. 이통 3사 각 매장에 전시된 블루 색상도 소비자 호불호가 나뉘는 색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폰12프로에서 인기가 있는 색상은 퍼시픽블루와 그래파이트였다. 리셀러 매장에서는 일부 만나볼 수 있지만 이통사 매장에는 찾아볼 수 없는 색상이다. 이통사와 리셀러 매장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던 골드 색상은 총 네 가지 색상의 아이폰12프로 모델에서 가장 인기가 적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