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자원에서 최선의 답을 찾아라"…수학적 최적화 기술 '주목'

김동진 기자
입력 2020.11.04 06:02 수정 2020.11.04 08:43
#A은행은 과거 현금 흐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입출금 트렌드 변화를 감지해 적정재고 수준과
현금수송 시점을 영업점별로 결정했다. 해당 은행은 수학적 최적화 기술(Mathematical Optimization)을 통해 업무담당자의 경험에 전적으로 의존해 발생했던 현금 과잉·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었다.

수학적 최적화는 현재 가진 자원을 활용해 모든 변수를 숫자로 표현하고 이에 맞는 공식을 만들어 최고의 해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사용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도 유사하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AI와 빅데이터는 과거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거나 그중 가장 나은 해결책을 찾는다면, 수학적 최적화는 현재의 자원 안에서 목표 한계치를 찾고 이것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낸다. 상황에 따라 AI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수학적 최적화로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는 문제들이 있고,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기업은 해당 기술을 주목한다. 이에 전담팀을 구성하고 업무협약을 통해 관련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수학적 최적화, 소프트웨어·장비 기술 발달로 날개 달아

수학적 최적화는 세계 1차대전 당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세우기 위해 활용됐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기술 혹은 학문이다. 당시는 인간이 손으로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술이 활용됐지만, 최근 들어 전문 이론의 발달과 소프트웨어 및 장비 기술 발전으로 훨씬 더 고차원의 문제를 풀 수 있게 되면서 활용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100가지 정도 변수를 넣고 계산해 답을 찾는 데 수개월이 걸렸지만, 지금은 수백만가지 변수를 두고 모형을 만들어 빠르게 계산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이 축적되면서, 최근 다시 수학적 최적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 수학적 최적화 기술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는 미국 보잉사다. 이들은 항공기 생산에 수학적 최적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항공기 운영을 위한 스케쥴링 및 직원 배치를 위한 의사 결정 솔루션도 개발해 항공사에 판매한다.

미국 MIT 공대는 OR(Operation Reserch) 센터라는 수학적 최적화 전문 연구 기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별도 최적화 전문 조직을 갖춘 기업은 LG CNS, SK이노베이션, CJ대한통운 등이 있다.
LG CNS는 국내외에서 수학적 최적화를 전공한 20여명의 석박사급 인재로 구성한 별도 조직인 ‘엔트루컨설팅(Entrue Consulting) 최적화 그룹’을 통해 전 산업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수학적 최적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별도 라인 증설 없이 수학적 최적화 기술로 연간 수억원 절약한 제조사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등을 생산·수출하는 제조기업 B사는 에어컨 생산 후 선적 전까지 최적의 보관 방법은 무엇인지 고심했다. 에어컨은 실내기와 실외기가 한 세트로 구성되는데, 각각 다른 라인에서 생산될 뿐만 아니라 한 라인에서도 여러 종류의 모델이 생산되기 때문에 별도 보관 창고가 필요했다. 해당 기업은 에어컨이 생산되는 과정의 데이터를 모아 수식(모델링)을 만들고 실내기와 실외기를 생산·보관할 수 있는 최적의 계획을 수립해 문제를 해결했다. 별도 라인 증설이나 장비 도입 없이 연간 수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는 C사의 공장은 글래스 소자와 유기물이 완벽하게 매칭되는 패널
수가 최대가 되도록 수학적 최적화 기술을 활용했다. 글래스의 최적 투입 위치(가로, 세로, 회전)를 찾아 수율을 높였다.

D식자재 업체는 다양한 지점의 식단 고객만족도 조사 및 요일별 식자재 비용을 분석해, 원가
절감을 최소화하는 식당 지점·코너·끼니별, 주·부 메뉴를 수학적 최적화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구성해 자원 활용도를 높였다.

클라우드 기반 최적화 서비스 SaaS 형태로 제공

수학적 최적화 기술에 기반해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별도 시스템 구축 없이, 인터넷만 연결되면 사스(SaaS, 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원하는 최적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스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 아닌, 클라우드에 접속해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만 구독료를 내고 일정기간 이용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근형 LG CNS 엔트루컨설팅 담당은 "최적화 기술은 산업 또는 업무 영역에 대한 제약 없이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다. 학습용 데이터가 부족해도 활용 가능한 강점이 있다"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면 설비에 대한 투자도 필요 없어 비용 대비 효율을 얻고자 하는 기업에 유리하다.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수학적 최적화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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