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전자문서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국내 대표 SI 업체들과 블록체인 기술사가 합심해 ‘DTT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4일 블록체인 기술 전문 업체 블로코는 서울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DTT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갖고 국내 전자문서 진본 진위 검증과 전자문서 원본 저장 이슈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DTT 얼라이언스에는 블로코를 중심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롯데정보통신, 대보정보통신, 현대오토에버, 한국후지쯔, 익명의 미국 실리콘밸리 상장사 등 20개 기업이 참여한다.

김종환 블로코 상임고문은 이날 출범식에서 "기업간 결제 정보를 교환해 공동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부가가치통신망(VAN)처럼 DTT얼라이언스도 전자문서 관련 핵심 데이터가 유통되는 단일 신뢰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김종환 블로코 상임고문이 DTT 얼라이언스 회원사를 소개하고 있다./ 블로코
김종환 블로코 상임고문이 DTT 얼라이언스 회원사를 소개하고 있다./ 블로코
이번 얼라이언스 출범은 최근 정부가 데이터3법과 전자문서법, 전자서명법 등을 개정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가운데 나왔다. 실제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기업과 이동통신사는 최근 전자문서 서비스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종환 블로코 고문은 "전자문서법 개정으로 전자문서도 진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며 "현재 많은 기업이 종이 문서를 저장하기 위해 지방에 서류 창고를 짓는데, 전자문서가 보편화되면 종이 서류 보관을 목적으로 한 기업의 부동산 자산 취득 관행이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터넷 기업 등이 전자문서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가운데 DTT얼라이언스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중앙화된 업체에 기업 내부 정보를 믿고 맡기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DTT얼라이언스는 ‘도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 TSA를 활용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TSA는 데이터 생성과 수정, 활용 내역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위변조 검증과 타 기관 서류 활용 내역을 인식하는 차원에서 활용된다. 예컨대 전자문서에 전자도장을 찍었다고 가정하면 이해가 쉽다. TSA를 활용하면 위변조 여부 검증이 수월하고 외부에서도 해당 전자문서가 진본임을 보다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김종환 고문은 "DTT 얼라이언스는 우선 전자문서나 전자계약 필수 요소로 꼽히는 블록체인 TSA 표준화 작업에 매진하겠다"며 "이후 금융과 공공, 마이데이터, 의료 기록 관리 등 다양한 데이터 검증 과정에 이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DTT 얼라이언스는 향후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대상으로 회원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고문에 따르면 현재 얼라이언스는 국내외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김원범 블로코 대표는 "비대면 비즈니스 확산으로 전자적으로 처리되는 문서와 데이터 양이 증가하지만, 현 공인전자문서보관소나 공인 문서 중계 솔루션은 비용적·기술적 한계로 활용도가 몹시 떨어진다"며 "DTT 얼라이언스는 국경과 서비스 시간, 위탁 장소, 특정 기관 신뢰도를 넘어 전자적 데이터를 교환하고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