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시장 1위 삼성전자가 미니LED TV로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위협한다. 미니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 TV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며, OLED TV는 LG전자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TV다.

미니LED TV의 장점은 가격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미니LED TV를 2021년 출시할 예정이다. TCL 등 중국 기업들도 최근 미니LED 제품을 공개하거나 출시하는 등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지었다.

삼성전자 QLED 8K TV. 삼성전자는 QLED TV에 이은 LCD 기반 미니LED TV를 2021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QLED 8K TV. 삼성전자는 QLED TV에 이은 LCD 기반 미니LED TV를 2021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4일 TV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미니LED TV 공식 출시를 기점으로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2021년 미니LED TV를 200만대 이상 출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QLED TV의 2021년 예상 판매량 1000만대 중 20% 이상을 차지한다.

미니 LED TV는 기본적으로 LCD TV다.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 발광원을 기판 위에 촘촘히 심어 TV 화면을 만든다. 기존 LCD TV 대비 더 높은 밝기와 깊은 블랙 표현, 고명암비 구현이 가능하다. OLED TV 진영이 한계로 지적한 LCD TV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세계 미니LED TV 출하량이 2019년 395만대에서 2023년 2111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1000만대 출하가 예상되는 OLED TV 대비 두배 수준이다. OLED에 근접한 색 재현력과 블랙 표현력을 갖춘 반면 가격은 낮은 미니LED TV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미니 LED TV의 성장은 OLED TV 진영의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TCL의 75인치 미니LED TV 가격은 100만원대다. 같은 크기 LG전자 OLED TV는 200만원대로 가격이 두배 가까이 차이난다.

OLED TV는 가격 인하가 쉽지 않다. LG전자 등 OLED TV 진영은 그동안 고비용을 투자했고, 이제야 수율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 반면 미니LED TV는 기존 LCD 및 LED 생산 공정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가격을 빠른 속도로 낮출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미니LED의 대중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LG디스플레이는 10월 22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등 경쟁사들이 미니LED 백라이트를 채용한 TV를 출시했지만, 시장 영향은 크지 않다"며 "색감을 풀컬러에 가깝게 표현하는 OLED의 장점을 쫓아오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입장과 달리 LG전자는 미니LED TV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V 매출 중 LCD가 80%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LG전자가 최근 LCD 모델인 ‘나노셀 TV’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LG전자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도 미니 LED TV를 선보인 바 있다.

TV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OLED TV 시장을 확대하려면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OLED 패널 가격을 낮춰야 하는 고민이 생긴다"며 "현재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LG전자가 새 제품군 개척을 위해 미니LED TV 시장에 언제 뛰어들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