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AI 스피커 없이도 손쉽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에 중점을 뒀다.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난 상황을 틈타 AI 기술과 사용자 간 거리를 좁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모바일 앱 메인 화면과 통합 검색창, 쇼핑 검색창 등에 음성 검색 버튼을 추가하는 등 음성 서비스를 개편했다. 사용자들은 어떤 화면에서든 마이크 버튼을 누른 후 말로 검색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음성 화면이 보고 있던 콘텐츠를 가리고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음성 화면이 화면 하단에 배치하고 작게 해 불편사항을 개선했다. 또 음성 검색이 익숙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추천 명령어 등을 보여주는 ‘피드’를 지원한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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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기능도 제공한다. 공기청정기, TV, 로봇 청소기 등을 연동해 네이버앱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기기를 켜고 끄는 것 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리모컨으로 볼륨·채널·온도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카카오 AI 비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업용 메신저 카카오워크에 AI 비서 ‘캐스퍼’를 탑재했다. 날씨, 주가, 환율 등 일반 정보와 회의실 위치 등을 제공하며 모든 채팅방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직은 기능이 제한적이지만 업무 전반을 돕는 ‘진짜’ AI 비서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9월에는 휴대용 AI 스피커 ‘미니링크’도 내놨다. 음성 검색과 카카오톡 메시지 확인 등을 지원한다. 다른 블루투스 스피커나 차량 등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회사 측은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카카오i(카카오 AI 플랫폼)’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두 회사가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음성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음성 인식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7000억달러(약 80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플랫폼, 통신, 하드웨어 등 분야를 막론하고 치열한 경쟁을 보인다.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가전제품,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한 인터넷 이용 비중이 증가하면 서비스를 연동할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또 음성 검색 기반의 광고·마케팅 시장도 매력적인 요소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AI 스피커 사용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그리 활발하지 않은 듯하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모바일 플랫폼을 경쟁력으로 삼아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