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의 스마트폰 신형인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를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 케이스 없이 기기를 사용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난다. 아이폰 색감과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면서 사용감을 높이겠다는 이유다. 최근 애플이 제공하는 보험 서비스 보장이 확대된 점도 이같은 현상을 이끄는 배경이 됐다.

케이스 없이 그래파이트 색상의 아이폰12프로를 사용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이같은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 아사모 커뮤니티
케이스 없이 그래파이트 색상의 아이폰12프로를 사용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이같은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 아사모 커뮤니티
아이폰12, 디자인 드러내고자 케이스 없이 쓴다

4일 아사모 등 모바일 커뮤니티에 따르면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구매자들 사이에 ‘생폰' 키워드가 화제다. 아이폰12 시리즈를 생폰으로 사용하고 싶다거나 실제 사용 중이라는 글이 속속 올라온다. 생폰이란 휴대폰 케이스나 액정 필름 등의 파손 보호 도구 없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기 자체를 말한다.

그래파이트 색상의 아이폰12프로를 구매했다는 한 아사모 회원(말********)은 "그래파이트 진짜 이쁘다"며 "생폰으로 너무 쓰고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열***)은 "케이스를 착용하니 (아이폰)11프로와 다를 게 없었다. 12프로의 영롱함을 느끼고 싶었다"며 "생폰으로 사용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생폰으로 사용하고 싶다거나 실제 사용 중임을 밝힌 이들은 이같은 결정 배경에 아이폰12 시리즈 디자인을 꼽았다. 기기 색감과 디자인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생폰을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애플이 전작인 아이폰11 시리즈와 달리 아이폰12 시리즈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채택,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12 시리즈를 판매하는 리셀러 매장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소비자 다수가 아이폰12 디자인을 보고 좋은 반응을 보인다"며 "아이폰12보다 아이폰12프로 디자인을 더 선호하는 편이며 그 자리에서 구매를 원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에서 선보인 디자인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깻잎 통조림'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아이폰4·5 시리즈에서 선보인 디자인과 비슷하며 테두리가 각진 것이 특징이다. 아이폰12는 알루미늄 재질로 테투리를 처리했다면, 아이폰12프로는 스테인레스 스틸로 처리해 광택감이 더 두드러진다. 앞선 아이폰11 시리즈에는 테두리를 곡선형으로 처리했다.

퍼시픽 블루 색상의 아이폰12프로. 각진 테두리의 기기 외형 디자인이 특징이다. / 김평화 기자
퍼시픽 블루 색상의 아이폰12프로. 각진 테두리의 기기 외형 디자인이 특징이다. / 김평화 기자
애플케어플러스 보장 확대도 생폰 쓰는 용기(?) 높였다

최근 애플이 제공하는 애플케어플러스 혜택이 늘어난 점도 아이폰12 시리즈 사용자의 생폰 선호 현상을 이끄는 배경이 됐다.

애플케어플러스란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 제공되는 보험 서비스다. 사용자가 기기 구입일 기준 60일 내로 일정 금액을 내고 보험에 가입하면 하드웨어 보증(기존 1년)과 무상 기술 지원(기존 90일) 기간이 2년까지 늘어난다. 같은 기간 파손 보장과 배터리 무상 교체도 지원해준다.

애플은 기존에 애플케어플러스를 통해 2년간 파손 보장을 2회에 한해 지원했다. 그러다 9월 보장 혜택을 변경하면서 보험액을 유지하되 보장 횟수를 4회로 늘렸다. 애플이 제시한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보험액은 아이폰11 시리즈와 같다. 아이폰12가 19만9000원, 아이폰12프로가 26만9000원이다.

아이폰 수리 비용은 통상 타 제조사 기기보다 비교적 비싼 편에 속한다. 아이폰 기종 별로 수리비 차이는 있지만 파손 시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은 최소 16만9000원(아이폰SE)에서 최대 42만9000원(아이폰11프로 맥스)에 이른다. 침수 등의 기타 수리 비용이 발생하면 비용은 최대 78만1000원(아이폰11프로 맥스)까지 늘어날 정도다. 기기 한 대 가격과 맞먹는다.

만약 애플케어플러스에 가입했다면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은은 4만원, 기타 수리 비용은 12만원에 처리가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애플케어플러스 가입 후 아이폰을 생폰으로 쓴다는 사용자 후기가 커뮤니티에 속속 올라온다. 기존에 기기 파손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 케이스를 씌우거나 보호 필름을 부착했다면, 이제는 디자인을 살리면서 사용감을 높이고자 생폰으로 사용한다는 후기가 나온다.

실제 한 사용자는 "애케플(애플케어플러스)은 생폰 쓰려고 가입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의견을 커뮤니티에 밝혔다. 또 다른 사용자(유***)는 "종이처럼 얇은 케이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 생폰의 촉감을 버릴 수 없다"며 이를 위해 애플케어플러스에 가입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