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력한 보호정책으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반면, 바이든 당선자는 우방국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대미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자동차 산업계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 유력자(왼쪽)와 평택항 자동차 수출 선적지 전경 / IT조선 DB
조 바이든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 유력자(왼쪽)와 평택항 자동차 수출 선적지 전경 / IT조선 DB
국내 자동차 업계는 바이든 당선자의 친환경 정책에 주목한다. 바이든 당선자가 파리 기후협정 재가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화석연료 소비 억제와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적극 추진할 전망이어서다.

여기에 자동차 수출 환경도 우리 업체들에 다소 우호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관세 부과의 위험성이 사라질 것으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여러차례 언급해왔다. 사실상 사법(死法)이었던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차에 25% 고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여러차례 경고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경우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런 방식의 무역갈등을 지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바이든 당선자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호재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큰 정부'를 지향하는만큼, 코로나 팬더믹 극복을 위한 대규모 국내 경기부양책과 확장재정을 선호한다. 미국 내 경기가 활성화되면 한국산 자동차 판매대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대미 자동차 수출 중 친환경차에 거는 기대가 한층 커졌다. 코로나19 영향에도 국산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호재였는데, 앞으로 수출실적이 한층 증가할 수 있어서다.

2020년 9월 우리 업체들의 대미 자동차 수출물량은 19만30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산 친환경차 수출은 2만65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성장했다. 친환경차 수출 비중이 높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다수가 미국시장에서 소화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바이든 당선자를 반기는 배경이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