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고에서는 미뤄 둔 이야기를 꺼내 볼까 한다. 헤드헌터들의 개발자에 대한 포지션 제안 접근 방법이다.

직업이라는 것이 생겨난 이후로 채용을 위해 무수히 많은 방식들이 시도되어 왔다. 또한 채용을 전문으로 하는 직군 또한 오래전부터 생겨났다. 바로 헤드헌터라고 불리는 직군이다.

헤드헌터는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와 직장을 필요로 하는 인재를 맺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회 구성원이다. 하나의 채용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찾아야 하며, 그 한 명 한 명이 가진 재능과 이력 또한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인력을 찾기 위해서는 그만큼 전문적인 안목 또한 필요로 하게 되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고 또 실패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헤드헌터들이 어떻게 실패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헤드헌터한테 채용 포지션 지원을 받았어요."

개발자 커뮤니티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을 살펴보니 개발자 한 명이 헤드헌터로부터 포지션 제안을 받았는데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었다.

"안녕하세요. IT 전문 헤드헌터 OOO 상무입니다. 저희가 찾고 있는 인재라고 생각해 좋은 포지션이 있어서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경력 3년 이상의 개발자를 찾고 있는 외국계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아주 좋은 조건으로 개발자를 뽑고 있으니 지원해보시면 어떨까요? 원하는 연봉으로 협의가 가능하며 조건이 아주 좋고 테헤란로 부근이라 출퇴근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니 관심 있으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개발자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했다.

무엇이 문제였길래 그랬을까?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해당 메일을 보낸 헤드헌터는 아주 정중하게 내용을 정리해 메일을 보냈으나, IT전문이라고는 하지만 개발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개발자의 채용 포지션을 제안하면서 프론트엔드인지 백엔드인지,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필요로 하는지, 애플리케이션 개발인지 웹 개발인지, 서버 개발인지 등 업무에 대한 그 어느 정보도 없었던 것이다.

‘그저 당신은 3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개발자니까 저 회사에서 찾고 있는 훌륭한 인재’다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으니 저런 제안을 받은 개발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정말 IT 전문 헤드헌터라면 결코 저런 식으로 제안을 할 수가 없다.

"기술 면접을 안 봐요."

이건 다른 사례로 위에서 말한 개발자가 아닌 다른 개발자의 경우이다. 급하게 구직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 개발자로서의 그동안의 이력과 보유기술, 레퍼런스 등을 포함한 이력서를 정성스럽게 업데이트한 후 공개 구직 활동을 했다. 헤드헌터로부터 찾고 있던 인재라고 연락이 온 것이다.

구직 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급한 마음에 면접까지 진행이 됐다. 면접이 끝날 때까지 면접관 중에 그 누구도 기술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길래 의아했다. 기술적인 질문은 왜 하지 않느냐 했더니 알고 보니 개발자를 뽑는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채용은 성사되지 않았고 그 회사든 그 개발자든 그 후로 그 헤드헌터를 신뢰할 수 있었을까?

물론 모든 헤드헌터들이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 전문적이지 않은 이들이 전문가를 자처하며 제안을 진행하다 보니 일어나는 해프닝일 것이다.

개발자들을 채용하기 위해 공고를 올리거나 제안을 할 때는 제안하는 포지션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제안에 대한 성공률도 높아진다.

이런 제안이 되어야 한다.

구직자의 보유기술에 맞는 포지션 제안
자바 기술자 구하는데 자바스크립트 개발자를 추천하면 당연히 실패한다.

제안 기업과 근무지에 대한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인 기업에서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가끔 있고 그런 경우엔 어쩔 수 없지만 어디에 있는 어느 회사인지도 모른 채 지원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요구하는 기술 분야
예를 들어 프론트엔드, 백엔드, 서버 등 개발 분야가 명시되어야 한다.

요구하는 스킬 명시
기업에서 사용하게 될 개발 도구와 인프라 환경(클라우드인지 망분리인지 온프레미스인지 등) 업무상 필요한 프로그래밍 언어 및 프레임워크에 대한 내용을 명시해야 해당 업무가 가능한 인력을 찾을 수 있다.

자격 요건에 맞는 제안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에서 10년 이상 경력의 풀스택 개발자로서 PM역할까지 할 수 있는 인원을 찾는데 5년 경력의 개발자를 면접에 데려다 놓으면 모두가 난처해진다.

연봉 조정 여부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개발자에게 얼마 이상의 연봉으로 협상 가능하다고 해서 면접갔더니 회사 측에서 제시한 금액은 전혀 다른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 외에도 채용 과정에 요구되는 다양한 절차들을 되도록이면 상세하게 기술해 제안을 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포지션 제안이 될 것이다.

앞서 기고한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개발자’의 기고 내용에서 개발자들이 이직을 하거나 새로운 직장을 구할 때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내용과 연관 있는 내용이므로 참조하기를 권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용욱은 기업과 IT 개발자 Job Matching 전문 서비스 Dev2Job의 CMO로 재직 중이다. 20년간 한국과 일본의 IT 관련 업계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금융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련 컨설팅을 해왔다. 현재는 개발자 채용 전문 서비스인 Dev2Job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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