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대체하는 48V 하이브리드

안효문 기자
입력 2020.11.07 06:00
자동차 전동화로 등장한 48V 고전압 배터리
간단한 개조로 주행성능·효율도 개선돼

최근 유럽 브랜드를 중심으로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신차가 폭발적으로 증가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랜드로버 등이 올해 한국에 48V 하이브리드를 소개했다. 고급 브랜드인 벤틀리도 48V 대열에 합류했다.

볼보차 S90 B5 인스크립션 엔진룸.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 안효문 기자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름 그대로 48V 전압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차다. 통상 내연기관차에 사용하는 배터리는 12V 제품이다. 12V 배터리는 시동을 걸거나 공조기를 돌리고, 차 내 각종 전자기기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

48V 배터리의 필요성은 최근 빠르게 진행되는 자동차의 전동화(electrification) 바람을 타고 대두됐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를 비롯, 커넥티드카(V2X) 기술 등 자동차에 필요한 전력량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서다. 이론상 같은 조건이면 48V 배터리가 12V 배터리보다 전류를 4배 더 공급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48V 배터리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48V 배터리는 단순히 전장부품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료효율을 개선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48V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처럼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기엔 부족하다. 그러나 기름소비가 많은 정차 후 출발 가속이나 고속주행 시 엔진에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10~15% 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시스템 구성도 용이하다. 전기차나 일반 하이브리드와 달리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조금만 손을 봐도 48V 하이브리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 설명이다. 기존 제품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 구성품이 적어 가격인상 요인을 억제할 수 있는 점도 48V 하이브리드의 장점이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효율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는 자동차 효율 및 배출가스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확대와 함께 기존 내연기관차의 효율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가솔린보다 연료효율이 좋은 디젤차는 질소산화물(NOx) 등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면서 설 자리가 좁아졌다. 디젤차가 강세였던 유럽 브랜드들이 앞다퉈 가솔린 기반의 48V 하이브리드를 내놓는 배경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브랜드는 48V 하이브리드를 적극적으로 개발하진 않는다. 승용 부문에서 디젤차 판매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데다 일반 하이브리드(스트롱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충분히 갖춰서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우호적이다.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인 현대차 그랜저의 경우 올해 1~10월 12만대4736대 판매됐는데, 이 중 하이브리드가 3만2128대로 25%나 차지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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