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배터리, 美 바이든 체제서 승부수 띄운다

이광영 기자
입력 2020.11.10 06:00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 대선에서 승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우선주의’ 기조를 천명했다. 국내 반도체·배터리 업계가 보호무역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추가 투자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미국 내 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증설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온다. 회사가 바이든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맞춰 미국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 삼성전자
미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75%가 대만, 한국,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에 집중된 점을 지적한다. 미국 내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의 전체 48%를 차지하지만, 북미 내 생산 능력은 12%에 불과하다는 점은 미국 산업계 입장에선 뼈 아픈 현실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 정부가 적극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할 것을 주장한다. SIA는 지난 9월 정부가 500억달러(56조원)를 투자하면 향후 10년간 19개의 주요 반도체 제조시설, 7만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9월 내놨다. SIA는 6월에도 370억달러(41조2500억원)에 달하는 연방 보조금을 요구했다.

50억달러는 신규 시설 확보에, 150억달러는 각 주가 새로운 반도체 공장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롤 활용할 수 있도록 주에 배정하고, 나머지 170억달러는 연방 정부 차원의 R&D 지원에 쓰자는 것이 SIA측 주장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TSMC는 5월 미 서부 애리조나에 7나노미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TSMC가 2024년 미 애리조나 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하면 현지 고객사와 접근성도 좋아지고, 새롭게 출범하는 미 행정부와 관계도 돈독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증설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를 목표로 한다.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도 미 현지 생산시설 보유 여부가 어느때보다 강조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GM과 포드,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조달을 위해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거나 및 설립 중이다.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으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의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업체는 국내 3사와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정도가 꼽힌다. 그런데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 공급에 집중하고 있고, CATL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내수시장 외에는 설자리가 없다. K배터리에 여전히 기회가 열려있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배터리 1·2공장을 설립 중이다. LG화학과 소송 변수를 극복하고 수요도 늘어날 경우 추가 증설도 가능하다. LG화학과 삼성SDI도 미 완성차 업체 수요 증대에 따른 증설 및 신설을 검토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은 배터리 산업에 호재지만 환경 규제와 법인세·최저임금 인상, 노동자 보호법 강화 등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도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등 수출 기업은 이미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중요 공급사인 만큼 단기적인 불이익은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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