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도메인을 1년 연장했다. 당장 사이트 폐쇄 위기는 면했다. 하지만 회생은 불가능한 모양새다.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직원 임금 체불 혐의로 실형을 면치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구속될 경우 난항을 겪는 싸이월드 인수협상은 완전히 물거품이 될 처지다.

/가비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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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도메인 등록 사이트 가비아에 따르면 싸이월드 도메인 사용기한이 2021년 11월 12일로 1년 연장됐다.

당장 서비스 중단은 막았지만 사실상 명맥만 이은 셈이다. 현재 싸이월드 서비스는 정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싸이월드가 서버 비용 등 유지비를 부담하지 못하는 데다가 장비는 노후돼 교체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서울동부지법은 12일 오후 2시 전 대표의 1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징역 4년형을 구형했다.

전 대표가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될 경우 그간 추진해온 투자 유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10월 법정에서 이르면 2주 이내 인수 여부를 확정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이렇다 할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전제완 대표는 IT조선과 통화에서 "인수 협상 결론이 아직 안 났다"며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최종 통보를 보내고서 번복하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 투자하겠다고 하는 등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과기부도 난감하다. 전 대표가 실형을 선고 받을 경우 사용자 데이터 백업 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과기부는 전 대표에게 대리인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대리인을 지정하고 폐업 신고를 하면 된다.

과기부 관계자는 "도메인 연장보다 중요한 건 이후 상황이다"라며 "후속 처리를 위해 대리인 지정 등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전 대표는) 아직 투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양이다"라고 했다.

전 대표는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판 결과로 인해 투자 유치가 어려워질 경우 과기부에 협조할 계획이다.

전제완 대표는 "최악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데이터를 복구하겠다"며 "싸이월드 연구소를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관련 업무를 담당할 것이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