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사진) LG그룹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 방안이 구체화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고문은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11월 말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계열분리안을 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 고문은 LG 지주사인 LG 지분 7.72%를 보유했다. 이 지분의 가치는 1조원쯤으로 평가받는다. 구 고문은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상사는 2019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빌딩으로 이전했다. 구광모 대표를 비롯한 총수 일가는 2018년 말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매각했다.

LG 안팎에서는 구광모 LG 회장이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후 지속적으로 구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나왔다.

구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에 나서는 것은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온전히 보존하며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 고문의 계열분리는 선대부터 이어온 LG그룹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LG는 그동안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선대 회장의 아우들은 사업을 들고 계열 분리하는 관행을 지켜왔다.

LG그룹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