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 신형인 아이폰12미니와 아이폰12프로 맥스가 출시 전부터 여러 이슈를 낳는다. 자급제(제조사, 유통사에서 공기계 구입 후 원하는 이동통신사에서 개통해 사용하는 방식) 모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사전예약 당시 온라인 쇼핑몰의 홈페이지가 마비되는가 하면, 사전예약에 성공한 일부 소비자가 금전적 이익을 얻고자 구매한 아이폰을 되파는 현상도 벌어진다.

일부 인사들의 되팔이 행태로 실수요자의 이익이 침해됐다. 일부는 카드로 제품을 구입한 후 새로운 구매자에게 현금을 요구하는 이른바 카드깡(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처럼 꾸며 결제한 뒤 현금을 받는 불법 할인대출)과 유사한 편법 행태를 벌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고나라 한 회원이 11번가에서 사전예약으로 구매한 아이폰12프로 맥스를 판매하는 모습. 아이폰12프로 맥스 128GB 출고가(135만원)보다 12% 저렴하게 구매해 140만원에 되팔고 있다. / 중고나라 홈페이지
중고나라 한 회원이 11번가에서 사전예약으로 구매한 아이폰12프로 맥스를 판매하는 모습. 아이폰12프로 맥스 128GB 출고가(135만원)보다 12% 저렴하게 구매해 140만원에 되팔고 있다. / 중고나라 홈페이지
아이폰 자급제 모델 인기 얻으며 수분 만에 매진 행렬

16일 모바일 업계 및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20일 국내 출시를 앞둔 애플의 아이폰12미니와 아이폰12프로 맥스가 소비자 호응을 얻는다. 정식 출시에 앞서 사전예약에서부터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아이폰12미니와 아이폰12프로 맥스는 애플이 10월 공개한 아이폰12 시리즈 일부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아이폰12미니 ▲아이폰12 ▲아이폰12프로 ▲아이폰12프로 맥스 등 총 네 가지 모델로 구성돼 있다.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는 출시를 마쳤으며 나머지 두 개 모델이 출시를 앞뒀다.

아이폰12미니와 아이폰12프로 맥스 사전예약은 13일 0시부터 시작됐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함께 쿠팡과 11번가 등 온라인 유통 채널이 각각 자정부터 판매에 나섰다. 이중 자급제 모델을 판매한 온라인 유통 채널 인기가 상당했다. 수분 만에 매진 사례가 나오면서 일부 사이트는 마비 상태까지 겪었다.

자급제 모델이 이통사 판매 모델보다 인기를 끈 배경에는 이통사가 낮은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는 데 있다. 이통사에서 아이폰을 구매하면 공시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통상 타 제조사 기기 대비 아이폰 공시지원금이 낮게 책정된다. 반면 온라인 유통 채널은 자급제 판매를 위해 할인 쿠폰에 장기 무이자 할부 등을 제시한다. 소비자 구미가 자급제로 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이폰 사전예약 흥행에 ‘되팔기’도 확대…일부 되팔기는 소비자 주의 필요

아이폰12미니와 아이폰12프로 맥스 자급제 모델이 사전예약에서 인기를 끌면서 되팔이도 성행한다. 사전예약에 성공한 일부 소비자가 구매한 아이폰을 되판다는 글을 중고 판매 사이트에 올린다.

신세계몰에서 판매한 아이폰12프로 맥스 자급제 모델 안내 이미지. 13일 자정부터 판매가 진행돼 10분 전후로 전 수량이 매진됐다. / 신세계몰 홈페이지
신세계몰에서 판매한 아이폰12프로 맥스 자급제 모델 안내 이미지. 13일 자정부터 판매가 진행돼 10분 전후로 전 수량이 매진됐다. / 신세계몰 홈페이지
중고나라에는 16일 하루 만에 아이폰12미니를 되판다는 내용의 판매글이 100건 넘게 올라왔다. 구매 가격대로 양도하겠다는 글이 있는가 하면, 구매가에 웃돈을 얹어 판매한다는 글도 보였다. 이들은 판매가 성사되면 사전예약 배송지를 구매자 주소로 옮겨 거래를 마치는 방법을 이용했다.

한 중고나라 판매자는 색상과 용량이 다른 아이폰12미니와 아이폰12프로 맥스 8개 기기를 동시에 되팔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서 판매자는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 때도 사전예약으로 얻은 자급제 모델을 되팔았음을 밝히며 "거래 내역 많고 신용이 있다"며 자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되팔이가 확산하다 보니 논란도 있다. 아이폰12미니와 아이폰12프로 맥스 실사용자의 구매 혜택을 제약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사모 등 모바일 커뮤니티뿐 아니라 사전예약 희망자들이 모인 오픈 카톡방에는 되팔기로 인해 구매에 제약을 받는다는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폰12프로 맥스 사전예약에 실패했다는 한 소비자는 자신이 속한 오픈 카톡방에서 "중고나라에는 아이폰12프로 맥스가 엄청 많다"며 허탈감을 표했다. 그러자 또 다른 소비자는 "리셀(되팔기)하는 사람들 안 사주면 알아서 (구매를) 취소한다"며 되팔기에 응해선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전예약으로 구매한 아이폰12 미니를 되팔겠다는 글이 중고나라에 올라온 모습 / 중고나라 홈페이지
사전예약으로 구매한 아이폰12 미니를 되팔겠다는 글이 중고나라에 올라온 모습 / 중고나라 홈페이지
일각에서는 편법 목적으로 되팔기가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판매자가 카드 실적을 올리거나 현금 확보를 위해 되팔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깡과 유사한 만큼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고나라에서 되팔기에 나선 한 회원은 "카드깡이 맞다"며 "급전이 필요해서 시세 대비 싸게 처분한다"고 아이폰12프로 맥스 판매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사전예약 때 신용카드로 아이폰을 구매한 후 되팔기 때 직거래를 통한 현금 거래를 요구하고 있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와 관련해 "1, 2차로 거래 제한 시스템을 마련해 카드깡과 같은 문제를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나은 기술이 나온다면 적극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