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전성시대다. 아웃도어 열풍에 맞춰 다양한 SUV가 시장에 쏟아진다. 여기에 출퇴근이나 장보기 등 일상생활에서 SUV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도 늘었다. SUV 특유의 널찍한 실내공간, 탄탄한 차체가 주는 안정감 등이 호평을 받는다. 특히 가족단위 이용자들에게 SUV는 일상생활 속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특한 차로 자리 잡았다.

르노삼성차 뉴 QM6 LPe / 안효문 기자
르노삼성차 뉴 QM6 LPe / 안효문 기자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SUV의 상품성도 다채롭다. 큰 차, 강한 차 만이 능사는 아니다. 섬세한 디자인의 SUV, 기름값 걱정 없는 SUV에 대한 소구가 늘었다. 생활 속에 오롯이 녹아들 수 있는 SUV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LPG차 대중화에 발 맞춰 르노삼성이 상품성을 가다듬은 뉴 QM6 LPe를 경기도 가평 일대에서 시승했다.

국내 유일 LPG SUV, 편안하고 쾌적한 주행감
‘도넛 탱크’로 실용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 잡아

QM6 LPe는 국내서 판매되는 유일한 LPG SUV다. 차에 탑재된 2.0리터 LPLi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m 등의 힘을 발휘한다. 함께 운영되는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여기에 무단변속기(CVT)와 결합, 복합 리터당 8.6㎞의 연료효율을 인증 받았다.

르노삼성차 뉴 QM6 LPe 엔진룸 / 안효문 기자
르노삼성차 뉴 QM6 LPe 엔진룸 / 안효문 기자
LPG차는 일상 속 장거리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장거리 주행 시 표시효율 이상을 쉽게 유지하는 것을 체감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출퇴근 거리가 제법 먼 통근자들 중 LPG를 선호한다는 사람이 적지 않은 이유다.

QM6를 비롯한 최근 국산 LPG차들은 액체상태의 LPG를 각 기통에 분사하는 LPLi 방식을 채택한다. 성능 개선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LPG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겨울철 시동 불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르노삼성차 뉴 QM6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 뉴 QM6 / 르노삼성자동차
기존 QM6도 그렇지만, LPG차가 치고 나가는 맛이 없을 것이란 편견을 씻기 충분한 달리기 실력을 갖췄다. 고성능 디젤 SUV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상 주행에서 불편함 없이 몰기 적당한 성능이다. 오히려 출발 가속은 가뿐하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쭉쭉 속도를 붙여나가는 느낌도 산뜻하다. 차고가 높은 SUV이기에 몸놀림에 한계는 분명하지만, 성능면에서 불만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

이날 르노삼성차는 QM6 가솔린과 LPG를 같은 날 타볼 수 있도록 차를 준비했다. 비교시승에서도 LPG차가 가솔린차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 페달 반응 등에서 미세한 차이는 있었지만 어떤 파워트레인이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 곤란할 정도로 두 차 모두 동등한 성능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QM6 LP의 장점은 소음진동을 잘 잡았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은 LPG차에도 최상위 트림 ‘프리미에르'를 배치,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를 적용하고 흡음재도 보강했다. 진동을 억제한 ‘도넛 탱크'도 실내 정숙성 확보에 한 몫 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르노삼성차가 특허를 인증 받은 ‘도넛 탱크'는 트렁크 하단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쏙 들어가는 LPG 연료통이다. 원통형 탱크보다 부피가 작고 수납을 효율적으로 하다보니 QM6는 기존 LPG차보다 트렁크 공간이 40%가량 넓다. 적재용량은 기본 676리터, 2열 시트를 접으면 1690리터까지 늘어난다. SUV의 장점인 실용성을 희생하지 않고 LPG차를 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세심하게 다듬은 세련된 디자인
기존 LPG차 뛰어넘는 상품구성

뉴 QM6는 부분변경을 단행한 지 1년만에 등장한 차다. 그래서 디자인이나 상품구성에 극적인 변화는 없다. 그러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을 줄이는 방식으로 영리하게 상품성을 다듬었다.

르노삼성차 뉴 QM6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 뉴 QM6 / 르노삼성자동차
디자인 변화는 전면부에 집중됐다. 우선 라디에이터 그릴에 ‘퀸텀 윙'이라 이름 붙인 커다란 날개형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르노삼성 고유의 ‘태풍의 눈' 로고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날개처럼 펼쳐진 장식이다. 이전 그릴 디자인이 차의 너비를 강조했다면, 바뀐 디자인은 좀 더 단단한 인상을 준다. 그릴 하단엔 차명을 음각으로 새겨 차별화를 꾀했다. 이밖에 램프와 휠 디자인을 다듬어 신선함을 더했다.

실내는 밝은 톤의 모던 브라운 가죽시트를 새롭게 배치하고, 우드 패널 등 실내 마감 일부를 수정했다. 룸미러도 깔끔한 디자인의 프레임리스 방식으로 교체했다.

센터페시아는 르노삼성 특유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각종 조작기기를 간결하게 배치했다. 주요 기능을 터치 스크린 안으로 통합하고, 많은 기능을 과시하기보다 필요한 장치만 남겼다는 느낌이다. 차 내 곳곳에 알차게 배치한 컵홀더와 USB 포트, 2열 송풍구 등도 눈에 띈다.

르노삼성차 뉴 QM6 LPe 실내 / 안효문 기자
르노삼성차 뉴 QM6 LPe 실내 / 안효문 기자
시승차는 앞서 언급한대로 LPG차에 새롭게 추가한 최상위 트림 ‘프리미에르'였다. 이제 QM6 LPe에서도 파노라마 선루프, 12 스피커 보스 사운드 시스템, 스티치 마감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초기 QM6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2열 승차감도 개선됐다. 등받이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하고 시트 면적도 널찍해 장거리 이동 시에도 편안하다.

뉴 QM6, 화려한 디자인에 담백한 구성으로 승부수
‘도심형’ 넘어서 ‘일상형’ SUV로 차별화 꾀해

시승회 현장에서 만난 르노삼성차 고위 관계자는 QM6의 성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편하게 탈 수 있는 차'라는 답을 내놨다. 국내 유일의 LPG SUV를 운영하는 것도, 상품구성에 거품을 뺀 것도 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문턱을 낮추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품구성부터 가격설정까지 ‘일상형’ SUV에 대한 르노삼성의 고민이 느껴진 차였다. 르노삼성 뉴 QM6 LPe의 가격은 2435만~3245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