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한해 수익 11억원 이하의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앱스토어 수수료율을 기존의 절반인 15%로 낮춘다. 구글과 함께 높은 수수료율로 거센 비판을 받자 한 발짝 물러났다. 애플이 선회한 만큼 구글도 기존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다.

애플 가로수길 매장 / 애플 홈페이지
애플 가로수길 매장 / 애플 홈페이지
애플, 중소 개발사 상대로 ‘반값 수수료’ 지원

애플은 18일(현지시간) 자사 앱 마켓인 앱스토어의 수수료를 낮추는 ‘앱스토어 중소 규모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30%였던 수수료를 15%로 낮추는 프로그램으로 2021년 1월부터 시행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소 규모 개발자는 경제 중추이자 세계 지역사회에서 혁신과 기회의 살아 움직이는 중심이다"며 "우리는 중소 규모 개발자가 앱스토어에서 창의성의 새로운 장을 열고 고객이 사랑하는 양질의 앱을 개발하도록 돕고자 프로그램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수료 지원 프로그램 대상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디지털 상품·서비스를 판매하는 모든 개발사다. 단, 2020년 한 해 동안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과 인앱 결제 등으로 100만달러(11억원) 이하의 수익을 얻는 중소사업자만 프로그램 신청이 가능하다.

만약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개발사가 수수료 할인 기준 금액인 100만달러를 넘기면 그때부터는 할인 대신 기본 수수율인 30%를 적용받게 된다. 만약 수익이 100만달러 이하로 다시 떨어지게 되면 그다음 해 프로그램에 재신청하면 된다. 그밖에 자세한 프로그램 세부 정보는 12월 초 공개된다.

업계 "구글, 애플처럼 수수료 낮춰라"

애플이 반값 수수료 정책을 제시하면서 구글을 향한 비판 강도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구글은 2021년 1월 20일부터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결제 수수료율을 30%로 책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임 분야 앱에서만 강제하던 규정을 전체 분야로 확대하면서 업계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18일 "구글이 30% 인앱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면 국내 모바일 콘텐츠 매출이 3조원 이상 감소한다"는 비판 성명을 내고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 개정안)의 조속 처리를 호소하기도 했다.

구글 측은 정책 변경으로 영향을 받는 앱이 100개 수준으로 전체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마저도 구체적인 검증이 되지 않은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국회에서도 구글을 더욱 압박하는 모양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9일 성명을 통해 구글이 애플처럼 수수료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성명서에서 "구글도 앱 생태계 활성화 차원에서 중소 개발사에 수수료를 15% 이하로 인하할 것을 촉구한다"며 "다만 (구글갑질방지법)은 시간을 갖고 검토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