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 전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전문 기업 리디가 운영하는 ‘라프텔'의 경우 애니24 폐쇄 전과 비교해 이용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애니메이션 콘텐츠 불법유통 창구 역할을 했던 ‘애니24’가 폐쇄된 후 긍정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애니메이션 불법 공유 사이트 애니24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의 8개월에 걸친 수사 과정을 통해 9월초 운영자가 검거됐다. 사이트는 10월말 폐쇄됐다.

문체부에 따르면 애니24는 애니메이션 콘텐츠 불법 유통을 통해 방문자를 늘린 뒤 도박 사이트 배너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문체부는 애니24가 월평균 1370만명을 끌어들였고, 이로 인한 국내 애니 콘텐츠 업계 피해액은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라프텔. / 리디
라프텔. / 리디
애니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 폐쇄는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애니 OTT 서비스 라프텔의 콘텐츠 이용자 수는 애니24 폐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매출액은 49.7% 증가했다.

한국 유명 애니 OTT 애니플러스 역시 애니24 폐쇄 전후로 이용자와 매출이 늘었다. 19일, 애니플러스 한 관계자는 "10월부터 이용자 유입도 늘고 매출도 9월 대비 20%~30% 증가했다. 하반기 좋은 작품이 다수 등장한 영향도 있어 애니24 폐쇄에 따른 효과를 정확하게 산출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19일, 라프텔 한 관계자는 "애니24 폐쇄 직후 빠르게 성장했던 지표들이 제2의 애니24들이 나오면서 희석됐지만 폐쇄 후 유입된 신규 이용자는 다시 불법 서비스로 돌아가지 않고 라프텔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도 또 많은 콘텐츠 불법 유통망이 생기고, 폐쇄되기를 반복하겠지만, 애니 콘텐츠 시장도 건전한 생태계로 바뀌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이 당연시 된 현재 음원 시장처럼 애니 콘텐츠 시장도 합법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19일, 리디 한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불법 공유 사이트 활성화로 그간 국내 애니메이션 콘텐츠 시장의 건전한 성장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이번 문체부 특사경의 노력으로 불법 콘텐츠 시장 양성화에 한발 더 나아간 만큼 앞으로 라프텔 서비스를 통해 양질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