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렌탈 등 구독 서비스를 내놓자 네이버도 맞불을 놨다. 네이버는 내년 지갑 관련 기능과 구독형 지식 플랫폼을 선보인다. 구독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용자 재방문을 이끌어 낼 방침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4일 ‘커넥트 2021’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도 커머스, 콘텐츠 등 각 영역 형태로 풀어내려고 한다"며 "지갑의 경우 내년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 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 / 네이버
네이버가 구독 경제 모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소비자의 재방문과 지속적인 사업이 가능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우선 구독형 지식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뉴스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유료화해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웹툰, 음악 등 주요 서비스를 연계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도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 대표는 "네이버에서 언론을 구독하는 총 누적 구독자 수는 2000만명을 넘는 등 정기적으로 받아보고 싶은 소비 욕구가 있다"며 "단순 유료 전환 형태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실험이 가능하도록 결제 수단, 유료 알림 등의 도구와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 광범위하게 진행하기보다는 하나의 좋은 성공 사례를 만들고서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제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CJ 협력은 글로벌 진출위한 교두보…SME 해외 진출 위해 1800억 쏜다

네이버는 CJ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네이버는 앞서 CJ그룹과 지분 교환을 통해 물류 및 콘텐츠 사업 협력을 예고했다.

한 대표는 "CJ와 협의체를 만들어 세부 협력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과 커머스 쪽에서 빠른 배송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물류 부문은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사안은 향후 밝히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또 중소상공인(SME)의 해외 진출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2년간 1800억원을 투입해 각종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스몰 자이언츠(Global small giants)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SME의 글로벌 경험을 지원한다. 웹툰 작가들이 해외 콘퍼런스나 도서전에 진출하면서 현지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경험을 SME에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내년은 일본에서의 경영통합이 본격화되는 시점이고 이는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에도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며 "코로나19가 마무리되면 SME도 더 큰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닦겠다"고 말했다.

"구글, 한국 시장에서 수익 내는 만큼 기여해야"

한성숙 대표는 이날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구글이 한국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내는 만큼 국내 시장에 기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대표는 "구글은 국내 모바일 앱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구글플레이의 수수료 정책 변화는 네이버뿐 아니라 국내 창작 환경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시장과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한국 진출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도 예상한 상황이었다며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 철저히 준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존 진출은 인터넷 산업의 본질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기업의 한국 이커머스 시장 진출이 거세질 것이므로 잘 준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