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의 끝’ 마이크로LED TV, 1억원 가격 통할까?

이광영 기자
입력 2020.11.26 06:00
삼성전자가 초대형 프리미엄 TV인 ‘마이크로LED TV’를 연말 가정용으로 판매한다. 마이크로LED TV는 화면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巨巨益善)’ 트렌드를 뚜렷이 반영한다. QLED·OLED 등 기존 프리미엄 TV와 차별화를 통해 홈시어터 애호가와 같은 소비자 니즈를 채울 것이란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비싼 가격대는 마이크로LED TV 판매량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기술 고도화를 통해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지 못한다면 마이크로LED TV는 극소수를 위한 과시용 제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12월 출시 예정인 마이크로LED TV 첫 양산형 제품은 110인치 크기로, 가격은 1억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1월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행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이 마이크로LED TV '더 월'과 함께 삼성의 ‘스크린 에브리웨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는 가로세로 100㎛ 이하의 LED 소자를 활용한 디스플레이다. 각각의 LED 칩이 하나의 픽셀 역할을 하는 자발광 방식이다. 초소형 LED 칩을 기판에 촘촘하게 배치해야 하는 공정상 한계로 생산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LED 칩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크기나 형태에 제약이 없다. 기존 LCD 대비 ▲명암비 ▲응답속도 ▲색 재현율 ▲시야각 ▲밝기 ▲해상도 ▲수명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12월을 목표로 마이크로LED TV 출시를 준비 중이다. 110인치를 중심으로 93·88·75인치도 순차 출시될 전망이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1월 열린 CES2020에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스크린을 최적화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와 정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정용 마이크로LED TV ‘더 월’ 2020년형을 소개한 바 있다.

그동안 마이크로LED TV는 하만 공식총판인 HMG를 통해 주문 제작 형태로 판매해왔다. 라인업은 ▲110인치(1억2500만원) ▲146인치(1억8000만원) ▲146인치(1억5000만원·1.68도트피치) ▲183인치(3억2000만원) ▲219인치(4억5000만원)였다. HMG는 현재 가격을 별도 고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12월 출시될 마이크로LED TV 가격도 이같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LED TV가 주류 시장을 형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도 이런 높은 가격대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로LED TV 매출 규모를 2026년 2억2800만달러(2532억원)로 전망했다. 연간 세계 TV시장 매출 규모가 100조원쯤인 것을 감안하면 0.25% 비중이다. 2021년 미니LED TV 출하량이 440만대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 대비 초라한 수치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을 나타내는 그래프 / 옴디아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마이크로LED TV를 일반 TV와 같은 수준의 판매 목표를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초기에는 수익 보다는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처럼 자사 브랜드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역시 마이크로LED TV 출하량을 보수적으로 본다. 옴디아는 마이크로LED TV 시장이 2021년 1000대 수준으로 시작해 2022년 3만대, 2023년 16만7000대, 2025년 93만3000대, 2027년 340만대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판매 목표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LED 대비 크기에서 뒤지지 않는 88인치 OLED TV, 85인치 QLED TV 대비 가격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상위 라인업 기준 88인치 OLED TV 출고가격은 5000만원대, 85인치 QLED TV는 1900만원대로 마이크로LED TV 대비 훨씬 저렴하다.

전자업계는 LED 칩 크기를 줄일수록 마이크로LED TV의 생산 비용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칩 크기가 줄어들면 휘도(빛의 밝기) 역시 감소하기 때문에 기술 고도화가 요구된다.

노남석 삼성전자 자문역(상무)은 "시장 초기 마이크로LED TV는 럭셔리 영역에서 출발하겠지만, 원가절감을 통해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며 "(휘도를 유지하는 가정 하에) 칩 크기를 기존 35x60㎛에서 15x30㎛ 정도로만 줄여도 80인치급 이상에서는 OLED와 경쟁해볼만하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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