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격변 중이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용권 판매 채널 다양화 등 새로운 시도가 포착된다. 국내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임에도 새롭게 OTT 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진다. 업계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전략을 통해 고객 모시기에 나선다.

국내 OTT 로고 / 각 사
국내 OTT 로고 / 각 사
26일 OTT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최근 국내 OTT 플랫폼 중 최초로 TV홈쇼핑에서 1년 이용권을 판매해 기대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홈쇼핑 측에서 앙코르 이용권 판매를 하자는 요청이 있었다. 왓챠는 TV홈쇼핑에 이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는 등 이용권 판매 채널 다양화를 시도 중이다.

왓챠는 토종 OTT 중 처음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기업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최대의 극장 체인 CJ CGV와 영화 콘텐츠 기반 데이터 통합 분석 및 플랫폼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 이어간다.

적과의 동침…합종연횡 가속화

OTT 업계는 서로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지만,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TV는 웨이브와 손잡았다. 웨이브에서도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 작품 일부를 볼 수 있다. 웨이브에서 공개되는 작품은 ‘연애혁명’, ‘아만자’, ‘며느라기’ 그리고 ‘아직 낫서른’이다. ‘연애혁명’과 ‘아만자’를 제외한 2개 작품은 카카오TV 외 온라인 플랫폼으로는 웨이브 단독 제공이다. 향후 이용자 반응에 따라 추가 협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CJ ENM에서 물적 분할한 티빙은 JTBC와 손잡고 연내 합작 OTT법인 출범을 준비 중이다. 최근 요금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서비스 가다듬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티빙 이용권 전면 개편 시점인 12월 15일쯤에 통합법인을 출범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CJ ENM 측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인된 바 없다며 부인했지만, 우연찮게 비슷한 시점에 나올 수는 있다고 답했다.

CJ ENM은 지난해 가장 강력한 경쟁자 넷플릭스와 손잡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CJ ENM이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3년간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한 21편의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신사업으로 OTT 낙점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OTT 시장에 새롭게 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싱가포르 OTT 업체 훅을 인수한 데 이어, 10월 정관에 사업 목적에 온라인 음악 서비스 제공업과 부가통신서비스를 추가했다.

쿠팡은 2021년 OTT를 선보일 예정인데, 최근 글로벌 스포츠 독점 중계권 확보를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프라임처럼 로켓회원에 OTT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나.

네이버는 CJ그룹 계열사와 상호지분 교환을 통해 OTT 시장 진출을 노린다. 네이버는 네이버TV라는 OTT 플랫폼을 갖고 있지만 클립영상 비중이 높아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는 네이버의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 후 티빙, 네이버TV 등을 통해 유통하는 방식의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 "이제 막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플레이어들이 다양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콘텐츠 경쟁이 이뤄지는 것은 좋지만, 돈이 될만한 콘텐츠가 자본력 있는 넷플릭스에 몰리는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