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겜쓸신잡] SNK 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오시영 기자
입력 2020.11.29 06:00
게임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게임 안에는 문학·과학·사회·상식 등 다양한 분야 숨은 지식이 있다. 게임을 잘 뜯어보면 공부할 만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오시영의 겜쓸신잡(게임에서 알게된 데없지만 알아두면 기한 느낌이 드는 동사니 지식)은 게임 속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한 잡지식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편집자 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회사 일렉트로닉게이밍(Electronic Gaming Development Company)가 킹 오브 파이터, 메탈슬러그 등 인기 아케이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SNK 지분을 33.3%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일렉트로닉게이밍은 무함마드 빈 살만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영문 약어 MBS) 사우디 왕세자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무함마드 빈 살만이라는 이름은 게임 분야가 아니더라도 뉴스를 보면 종종 등장하는 이름이다. 그는 어떤 인물일까.

2019년 6월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왼쪽)가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 청와대
1985년생(만 35세) 빈 살만 왕세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현 사우디 국왕의 공식적으로 밝혀진 13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그는 사우디의 부총리(국왕이 총리직 겸임)이자 경제 개발 협의회 의장, 정치 안보 협의회 의장, 국방부 장관이다. 그는 장관이 되던 2015년에 31살에 불과해 세계 최연소 장관 기록을 새로 썼다.

배경과 직책만 놓고 보면 단지 젊고 유능한 왕가 출신 엘리트라는 생각을 하기 쉬우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는 비정하면서 호전적인 야심가의 면모도 있다. 권력을 위해 2017년에 왕자의 난을 일으켰 정도다.

사우디는 1932년 건국한 국가다. 초대 왕인 압둘아지즈는 1953년 세상을 떠나기 전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대신 형제끼리 세습하는 형제 계승을 당부했다. 그는 수많은 부족장의 딸과 결혼을 했고, 이 과정에서 낳은 왕자의 수가 44명에 달했기 때문에 ‘왕자의 난’이 벌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초대 왕의 유언은 80세에 7대 왕위에 오른 현재 국왕까지 지켜졌다. 하지만 현 국왕은 전통을 깨고 큰 조카인 무함마드 빈나예프를 제1왕세자로, 친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을 제2왕세자로 지명했다.

야심가인 무함마드 빈 살만은 정예군을 동원해서 잠재적으로 왕위를 위협할 수 있는 왕자와 권력자를 부패 혐의로 체포하는 방식으로 숙청했다. 우선, 제1왕세자였던 사촌형 빈나예프를 감금한 뒤 ‘설득’하는 방법으로 축출했다.

또한 정적으로 꼽히던 만수르 빈 무크린 왕자가 정부 관료와 함께 의문에 헬기 추락으로 죽는가 하면 압둘아지즈 빈 파하드 왕자는 체포 시도에 저항하면서 총격전을 벌이다가 사망했다. 일련의 숙청 과정 끝에 무함마드 빈 살만이 왕실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권을 잡은 뒤 그는 권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개혁에도 힘썼다.

▲2016년 종교 경찰 권한 축소 ▲2018년 6월 여성 운전 금지 제도 철폐 ▲2019년 8월 남성 후견인 제도(결혼, 이혼 등 중요 결정 시 남성 친척의 허가를 받아야 함) 축소 ▲사우디 첫 여성 가수 콘서트 ▲여성 출입을 허용하는 첫 사우디 경기장 ▲석유 고갈 시대를 기술·관광 분야로 대비하는 비전 2030 프로그램 등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국영 석유 기업 사우디 아람코 상장도 그의 작품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빈 살만 왕세자의 재산이 8500억파운드(1255조58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포브스가 2019년 3월 발표한 2019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재산은 1310억달러(147조5700억원)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재산이 제프 베이조스 CEO의 재산보다 9배쯤 많은 셈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개인 재산은 왕가 재산과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고, 사우디 법 때문에 정확한 수치까지 파악하기는 어려워 순위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첨단도시 네옴 상상도 / 네옴 홈페이지
한편, 빈 살만 왕세자가 게임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왕세자는 사우디 현지에 5000억달러(596조원) 들여 서울의 44배 넓이 첨단도시인 ‘네옴’을 건설 중이다. 네옴은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 ‘LEC 서머 시즌’에 주력 파트너로 참여할 것을 검토했다. 하지만 리그 관계자 다수가 반대해 발표 16시간만에 계획이 취소됐다.

당시 리그 관계자는 왕세자가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배후로 지목받는 점, 도시 건설을 위해 호웨이탓 부족원 최소 2만명을 퇴거 위기로 몰아간 점 등을 들어 계획에 반대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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