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타로 쓰러진 관광사업을 다시 일으킬 소재로 ‘리얼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 스토리를 게임 세계관에 녹이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게임 플랫폼 리얼월드를 운영하는 유니크굿컴퍼니는 관광업 종사자가 직접 리얼게임을 창작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저작 플랫폼을 개발해 2021년 상반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8일, 유니크굿컴퍼니 한 관계자는 "리얼게임 저작 플랫폼을 통해 관광지 이야기를 녹인 로컬 크리에이터를 육성시켜 디지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며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12개 도시 영화관·쇼핑몰·공항·박물관 등을 무대로 한 리얼게임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리얼게임은 해외에서 ‘대체현실게임(Alternate Reality Game·ARG)'이라 불린다. PC·스마트폰·게임기가 아닌 실제 현실공간을 기반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유니크굿컴퍼니는 2019년 공개한 ARG ‘정동밀서'를 통해 5만명 이상의 게임 참여자를 이끌어냈다. 관광 특화 상품으로 ARG가 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ARG는 2001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작 영화 ‘A.I’ 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시도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해당 ARG 마케팅은 실제 인터넷 매체를 통해 게임의 단서를 풀고, 가상 인물의 실제 전화번호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게 끔 설계했다. 팬들이 직접 영화 세계관과 제작 정보들을 스스로 탐색하게 만드는 구조다. 영화 A.I의 ARG 마케팅은 막대한 광고비 대신 현실과 융합한 가상의 대체현실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100만명 이상의 참가자를 이끌어냈다.
2008년 공개된 영화 ‘다크나이트’도 조커의 추종자와 지방검사 하비덴트 추종자가 보물찾기를 벌이는듯 퍼즐을 풀어가는 대체현실게임을 접목한 프로모션으로 1000만명 이상의 참여자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한국의 유니크굿컴퍼니도 리얼월드라는 세계 최대 규모 대체현실게임 플랫폼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회사가 2019년 공개한 ARG ‘정동밀서’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본군과 스파이 몰래 상해임시정부로 독립자금을 전달한다는 설정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정동길 일대를 2시간 분량으로 1만5000보 이상을 걸어야 하는 대규모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5만명 이상의 참여자를 이끌어냈다.
리얼월드 플랫폼의 ARG는 증강현실(AR)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펀딩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성도학원’ 역시 AR등 실감형 기술을 융합해 마법을 쓰거나 마법의 결계를 푸는 등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선보인 책 형태 리얼게임 ‘성도학원’의 경우 목표 금액의 2124%를 초과 달성하는 등 높은 수요를 보였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