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계열사 별로 흩어져 있던 인공지능(AI)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한 AI연구소를 만든다. LG경영개발원이 주도하지만,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가 연구소에 참여한다. 통신 전문인 LG유플러스의 출자액은 13억원이 넘고, 타 계열사도 일정 금액을 투입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최근 LG화학 배터리 연구소를 방문해 설명을 듣는 모습 /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최근 LG화학 배터리 연구소를 방문해 설명을 듣는 모습 / LG
29일 LG유플러스를 비롯한 LG 계열사 등에 따르면 최근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을 바탕으로 AI 연구소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미 AI 연구소를 운영하는 계열사들이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AI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연구소 설립 주체는 지주사 LG가 100% 지분을 보유 중인 LG경영개발원이다. LG경영개발원은 경영컨설팅 및 연구조사를 주업으로 하는 LG경제연구원과 LG그룹의 인재 육성 기관인 LG인화원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번에 설립하는 AI 연구소도 LG경제연구원과 비슷한 형태의 연구기관으로 운영할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LG경영개발원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AI 연구소 설립관련 출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거래를 공시했다. 금액은 13억2800만원이다. 다른 계열사들은 아직까지 AI연구소 관련 구체적인 출자 금액에 대해 공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LG유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를 비롯해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자 금액은 계열사마다 차이가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이번 AI연구소 설립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해석이다. 그는 회장 취임 이후 AI와 빅데이터 기술 역량을 강조하며 그룹 차원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LG는 2019년 4월 LG사이언스파크 산하에 'AI담당'을 신설하고, AI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미 서울, 실리콘밸리, 토론토 등 국내외에 여러 AI 연구거점을 마련했다. 최근 LG그룹 산하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AI 비주얼 검색 기술 업체인 SYTE에 투자하는 등 AI 그룹 차원에서 AI 투자가 이어진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