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코리아, 온라인 환경으로 ‘유나이트 서울 2020’ 개최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코리아’는 1일~3일 개발자 콘퍼런스 ‘유나이트 서울 2020’을 온라인 개최한다. 개막일 1일 기자간담회에서는 2020년 성과, 2021년 유니티 엔진 로드맵, 한국 개발자 지원 정책 등을 발표했다.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는 게임 외 산업에서 올린 매출 비중이 30%쯤이라고 밝혔다. 세계 평균 25%보다 높다. 그는 한국 산업의 디지털 전환 시작은 늦었으나, 적응 속도가 빠른 덕에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지역을 따라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휴먼 ‘수아’를 소개하는 김인숙 대표 / 유니티코리아
디지털 휴먼 ‘수아’를 소개하는 김인숙 대표 / 유니티코리아
김 대표는 2020년 유니티 주요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한국 상위 1000위 모바일게임 중 64.8%쯤, 닌텐도 스위치 게임 중 70%쯤이 유니티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게임 외에도 ▲유니티를 기반으로 실제 사람과 같은 그래픽으로 구현한 디지털 휴먼 수아가 온라인 모델로 활약하는 점 ▲뽀로로 ‘바나나차차’의 후속곡인 ‘티키타카’가 등장한 점 ▲현대자동차 ‘올뉴 투싼’, 두산 인프라코어 중장비 시뮬레이터, GS건설과 협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유니티를 활용하는 점을 주요 성과로 소개했다. 유니티는 포브스가 선정한 ‘2020년 미국 내 유망 인공지능(AI) 50개 기업’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게임 업계에서 다양한 성공작이 유니티 엔진을 바탕으로 출시됐다"며 "해외에서는 폴가이즈, 어몽어스, 원신 등이 등장했다. 바람의나라 연, 라그나로크 오리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한국 인기 지식재산권(IP) 활용 게임도 모바일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 개발사 지원을 강화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유니티는 개발 단계 게임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템플릿 프로젝트 ‘카야’를 완성되는대로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원스토어와 손잡고 10억원 규모 펀딩으로 기술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새 장르나 아이디어를 보유한 게임사를 도울 계획이다.

콘솔 퍼블리싱 기업 CFK와 손잡고 게임 기업이 차세대 게임기 MS 엑스박스 시리즈 X,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 게임을 만드는 것도 돕는다. 유니티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유니티 학습 동아리 등을 지원하는 ‘스튜던트 앰배서더 프로그램’ 등 학생 지원 프로그램도 다수 마련할 계획이다.

브렛 비비 유니티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오프닝 노트에서 유니티 제품 생태계를 소개했다. 그는 유니티의 제작·운영 솔루션의 핵심 원칙으로 유연성·확장성, 신뢰성, 안정성을 꼽았다.

브렛 비비 CPO는 "유니티 솔루션은 협업에 최적화했고, 거의 모든 국가에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유니티의 핵심 원칙은 콘셉트 수립 단계에서부터 제작, 출시, 운영, 상업화에 이르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앤드류 보웰 유니티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문 부사장은 2021년 유니티 엔진 로드맵을 공유했다. 유니티 2020.2에서는 물리 기반 빛 강도 등 다양한 설정을 포함하는 새 고해상도 렌더 파이프라인(HDRP) 템플릿을 사용할 수 있다. 현지화(Localization) 패키지는 프리뷰 버전으로 제공된다.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지역에서 현지화한 요소와 글자를 관리할 수 있다.

유니티 2021 버전에서는 별도 코딩 작업 없이 인터페이스 기능만으로도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비주얼 스크립팅’의 작업 과정과 핵심 기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차세대 콘솔 기기용 게임을 만들거나, 개발 과정에서 팀이 협업할 때 생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도 개선을 진행한다.

존 리치텔로 CEO / 유니티코리아
존 리치텔로 CEO / 유니티코리아
존 리치텔로(John Riccitiello) 유니티 CEO는 "한국 게임 산업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크고 e스포츠 생태계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라며 "게임 외에도 한국의 크리에이터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니티는 한국 기업과 긴밀히 협업해 개발자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게임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으로의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는 상황이다"며 "유니티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질수록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 본보기가 되는 사례가 다수 나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하는 김인숙 대표, 김범주 에반젤리즘본부장, 송민석 게임사업본부장, 서광욱 엔터프라이즈본부장, 권정호 ATM본부장, 오지현 에반젤리즘팀장과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 중 일부다.

(앞줄 왼쪽부터) 유니티 코리아 김범주 에반젤리즘 본부장, 김인숙 대표, 송민석 게임사업본부 본부장, (뒷줄 왼쪽부터) 오지현 에반젤리즘 팀장, 서광욱 엔터프라이즈 본부장, 권정호 ATM 본부 본부장, 강신덕 유니티 애즈 팀 / 유니티코리아
(앞줄 왼쪽부터) 유니티 코리아 김범주 에반젤리즘 본부장, 김인숙 대표, 송민석 게임사업본부 본부장, (뒷줄 왼쪽부터) 오지현 에반젤리즘 팀장, 서광욱 엔터프라이즈 본부장, 권정호 ATM 본부 본부장, 강신덕 유니티 애즈 팀 / 유니티코리아
유니티 엔진은 게임엔진을 넘어 폭넓은 산업 분야에서 활용된다. 유니티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가.

김인숙 대표 : 유니티는 게임을 포함한 여러 분야의 개발·창작자에게 더 나은 개발 환경을 지원하는 회사다. 세계의 창작자에게 편리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많은 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도 가졌다. 기술 시장과 이용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혁신적인 솔루션과 서비스도 선보이겠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메타버스(가상세계) 개념이 확산하고 있다. 그런데 유니티 기반 메타버스는 거의 못 들어봤다. 유니티로 메타버스를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인숙 대표 : 메타버스는 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능을 활용해 구현한다. 이번 행사에서 제페토와 손잡고 선보이는 가상 전시관이 메타버스의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메타버스를 구현하면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범주 에반젤리즘본부장 : 메타버스를 가장 활발하게 개발하는 엔진이 바로 유니티라고 말하고 싶다. VR 업계에서 유명한 알트스페이스VR이나 SKT의 점프 VR 등 프로그램을 유니티로 개발했다. 유니티의 멀티플레이 기능이나 의사소통 기능 등은 메타버스를 개발할 때 특히 유용하다.

중국 게임사 미호요의 원신은 유니티로 만든 게임이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김범주 본부장 : 그래픽 품질 면에서 놀라운 게임이다. 미호요는 이미 전작 붕괴3rd에서 훌륭한 그래픽 수준을 뽐낸 적이 있다. 원신의 오픈월드 환경을 보면, 나무가 흔들리는 바람 효과와 물 등 자연의 표현이 특히 섬세해서 놀랐다. 채집, 수렵, 몬스터 캠프 전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해서 게임 내적으로도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향후 유니티에서 오픈월드게임 제작을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송민석 게임사업본부장 : 유니티는 단순히 게임 엔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그 게임 엔진으로 다양한 기술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다. 엔지니어도 많다. 원신은 실제로 유니티 엔지니어와 밀접하게 협력해서 제작한 콘텐츠다. 오픈월드를 구현하기 위한 솔루션은 제작 중이다. 2021년 하반기쯤에는 개발사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유니티로 구현한 중장비 그래픽을 소개하는 김인숙 대표 / 유니티코리아
유니티로 구현한 중장비 그래픽을 소개하는 김인숙 대표 / 유니티코리아
유니티 홍보대사 수아는 완전한 실사화 그래픽으로 제작됐다. 그런데 최근 활동하는 버추얼 유튜버를 보면 애니메이션 풍이 더 많은 것 같다. 이는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수아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말해달라.

오지현 에반젤리즘팀장 : 실사 그래픽을 구현할 때, 어설프게 사람을 닮은 존재를 만들면 보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 이 탓에 디지털 휴먼 수아가 완벽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역량을 투입했다.

버추얼 유튜버가 비실사풍 카툰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이유 중에는 개발 인력이 상대적으로 덜 든다는 장점이 한몫했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넘어온 개념이다보니, 카툰 렌더링 스타일이 많은 것으로도 보인다. 수아 같은 실사 기반 캐릭터는 유튜브 플랫폼을 벗어나서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유니티 교육 프로그램 확대 계획을 알려달라.

서광욱 엔터프라이즈본부장 : 유니티를 배우고자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온라인 교육, 전문 학원, 트레인 워크샵 크게 3가지다. 특히 트레인 워크샵의 경우, 요청에 따라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상황으로, 그동안 교육이 시작 단계에 머물렀다면, 최근 AR, VR, 그래픽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 교육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환경이 주목받는다. 유니티 활동 영역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인가.

김인숙 대표 : 코로나19 이후 유니티의 전략이 자동차,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은 맞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없었다고 해도 유니티가 각종 산업군과 협업하는 분위기가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