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평소의 내가 아닌 새로운 모습·캐릭터를 뜻하는 말)’로 활동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퇴근 후 유튜브 촬영·편집을 하거나 주말에 요가 강사로 일하는 등 부업을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캐를 활용한 ‘투잡’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이를 지원하는 IT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 크몽 홈페이지 갈무리
/ 크몽 홈페이지 갈무리
1일 업계에 따르면 재능 거래 플랫폼 시장이 확장세를 보인다. 프리랜서 마켓 크몽의 경우 11월 기준 누적 거래액은 1000억원 이상, 누적 가입자 수는 12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전문가 서비스 등록 숫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 가량 늘었다. ‘숨은 고수’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매칭 플랫폼 숨고 역시 11월 기준 누적 이용자 수 530만명, 누적 견적 발송 수 1800만건을 달성했다. 고수와 이용자 매칭은 11월에만 90만건을 기록했다.

재능기부 플랫폼의 성장은 부수입 창출에 나선 직장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의 전문성을 서비스로 상품화하거나 부업 성공을 위해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배운다. 이들 플랫폼이 복잡한 유통과 관리, 정산 등을 대신 해주면서 직장인들이 퇴근 후 원하는 시간, 편한 장소에서 투잡 활동이 편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하거나 불필요한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만의 시간도 늘어난 것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생계를 이유로 비자발적 부케가 생긴 경우도 있다. 신한은행이 20대 이상 경제활동인구 1만명을 설문조사한 '보통사람 금융생활보고서 2020'에 따르면 사람들이 투잡하는 이유는 생계형(65.7%)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이유로 업계는 앞으로도 I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재능 거래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한다.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가 1268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은 부캐를 키우고 있거나 키울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몽의 경우 이 같은 성장세에 8월부터 취업·투잡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련 정보를 찾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노출을 강화한 것이다. 크몽은 기존에도 각종 전문가 지식을 담은 전자책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유튜브 10만 구독자 달성 비결, 공인중개사 합격 비법 등 누구나 자신의 노하우를 책으로 제작, 판매할 수 있는 창구로 올해 서비스 거래량이 급증했다.

크몽 관계자는 "3월 이후 전자책 관련 서비스를 등록하고 구매하는 거래량이 약 5배쯤 늘었다"며 "투잡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서 관련 카테고리를 강화했고, 현재 ‘취업·투잡’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가 됐다"고 말했다.

숨고 관계자는 "퇴근 이후 시간대에 접속자가 늘어난다거나, 프로필에서 본인을 현직자로 소개하는 사례 등을 통해서도 투잡 관련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며 "이처럼 활동하는 고수가 늘고 서비스가 다채로워지면서 이용자 유입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