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귀찮은 세무 업무, AI가 지원"
올해 5월 선보인 삼쩜삼, 한 달 사이 26만명 찾아
복잡한 세법·비싼 세무 서비스, 인공지능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제공
세법은 복잡하다. 세무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전전긍긍하며 연말정산이나 각종 공과금 문제로 세무사를 찾는 이유다. 실제 올해 국세청이 내놓은 ‘2020년 개정세법 해설’은 500쪽에 달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세법 질의 10건 중 2건은 국세청이 1년 넘게 답변하지 못했다.이런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이 해법을 내놨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자비스앤빌런즈는 2015년 12월 세무 전문 대행 서비스 ‘자비스’를, 올해 5일에는 간편 종합소득세 신고 서비스 ‘삼쩜삼’을 출시했다. 모두 자비스앤빌런즈가 개발한 AI 기술이 적용됐다.
실제 세무 분야는 사람의 실수는 잦은 편이다. 전문성 문제가 아니다. 매년 크게 바뀌고, 해석에 따라 적용 여부가 변하는 세법의 존재 자체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세무 장벽도 문제로 꼽힌다. 일반인이 세무사를 만나는 일이 쉽진 않다. 자비스앤빌런즈는 변화무쌍한 세법 분야에서 일반인도 균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AI를 개발·활용하게끔 한 배경이다.
김범섭 대표는 "서비스 기획의 시작은 ‘일에 집중하도록 돕자’였다"며 "실제 사업을 해보니 직원 영수증을 모으는 등 부차적인 일이 많았다"고 경험을 밝혔다. 그는 이어 "세무는 기업에 의무 사항이지만, 다들 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AI가 경리 업무를 대신하는 자비스는 누적 거래관리 금액 24조3000억원이 넘었다. 사용하는 기업 수도 1만곳에 가깝다. 삼쩜삼은 출시 한 달 동안 26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해 26억5000만원을 환급받았다.
김 대표는 "대다수 사람은 세무는 몰라도 돈은 안다"며 "소비자는 돈을 쉽게 관리하면서도 세무는 알아서 해결하는 자비스앤빌런즈의 서비스가 매력적으로 느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실제 돈을 돌려주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삼쩜삼은 프리랜서와 아르바이트생 등 소액으로 인해 세무 업무를 해야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유효했다. 특히 최근 들어 변화된 노동 환경도 일조했다. 우버·카카오 드라이버나 배민라이더와 같은 이들의 증가다. 이들은 인구로 치면 몇백만명에 달할 뿐 아니라 시장은 아직 형성되지 않은 곳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용수 자비스앤빌런즈 프로덕트오너는 "배달 라이더들은 스스로를 사업자라고 생각 안 한다"며 "이들이 삼쩜삼을 이용하면 그 동안 몰라서 못 받던 세금을 모두 환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리랜서, 아르바이트생 등도 원천징수를 하는데, 대부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을 정도의 소액이다"라며 "세무사를 찾아가도 해주지 않고, 무엇보다 대다수가 자신이 돌려받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세무 핀테크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각 서비스의 세부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자비스는 장부 작성 서비스를 강화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납부, 사업자 등록 등을 지원한다. 삼쩜삼은 프리랜서, 엔잡러 등 개인 사업자를 위한 기능을 더한다. 연말정산 서비스는 최대 5년 근로자의 최대환급을 제안하면서, 업계 1/10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단순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 모델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김범섭 대표는 "고객에게 최대 환급·최저 수수료로 최고의 가치를 주겠다"며 "이를 위해 유리한 계좌를 추천하는 등의 타사 핀테크 수익모델도 참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 고도화 역시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김범섭 대표는 "자비스앤빌런즈 AI는 3년간 84만 건의 세무 데이터를 학습했다"며 "AI가 사람이 할 수 없는 케이스에서도 전문성을 보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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