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하 목표를 기존 1억회분에서 5000만회분으로 낮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각) 화이자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화이자가 초기 생산했던 원료의 공급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올해 백신 선적 목표를 절반으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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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화이자가 백신 개발과 공급망 설치 등을 동시에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문제가 터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만큼, 유통망 구축이 까다롭다는 점도 꼬집었다.

WSJ은 화이자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통상 제약사는 백신 승인까지 기다린 후 원료를 구입하고 제조라인과 백신 선적을 위한 공급망을 설치한다"며 "이와 달리 화이자는 지난 3월부터 백신 개발과 공급망 설치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는 전례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 개발에 직접 참여한 한 인사는 "우린 늦었다"며 "일부 초기 원자재들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문제를 해결한 상태지만, 올해 예상 출하량을 맞추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며 "원래 계획한 선량의 절반이 표준에 부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화이자 측은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화이자 대변인은 "임상시험 결과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원자재 공급망을 늘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12월 2일 영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영국 정부는 화이자의 생산 목표치 하향 조정에 따라 연내 400만~5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 받게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달 영국이 계획했던 연내 공급량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은 오는 10일 미 식품의약국(FDA) 회의 직후 화이자 백신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