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데이터 연구 과제 해결을 위한 5대 차세대 컴퓨팅 기술 선봬

인텔이 자사가 추진 중인 미래 컴퓨팅 기술의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는 ‘인텔 랩스 데이(Intel Labs Day) 2020’을 개최했다. 아직은 연구단계에 불과하지만, 인텔이 추진 중인 연구 중에서 향후 10년 내 핵심 기술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다섯 가지 컴퓨팅 기술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인텔 랩스는 급증하는 데이터와 이를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컴퓨팅 기술을 연구 개발하기 위해 인텔이 설립한 글로벌 연구 기관이다. 데이터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미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음으로써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으로 열린 인텔 랩스 2020 행사에서 리치 울리그 인텔 시니어 펠로우 및 부사장 겸 인텔 랩스 디렉터(사진)가 자사의 미래 혁신 컴퓨팅 기술을 소개하는 모습 / 인텔
온라인으로 열린 인텔 랩스 2020 행사에서 리치 울리그 인텔 시니어 펠로우 및 부사장 겸 인텔 랩스 디렉터(사진)가 자사의 미래 혁신 컴퓨팅 기술을 소개하는 모습 / 인텔
리치 울리그(Rich Uhlig) 인텔 시니어 펠로우 및 부사장 겸 인텔 랩스 디렉터는 4일 오전 1시 온라인에서 막을 올린 인텔 랩스데이 행사에서 ‘1000배의 추구 : 차세대 컴퓨팅을 위한 파괴적인 연구(Pursuit of 1000X : Disruptive Research for the Next Decade in Computing)’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양자 컴퓨팅, 뉴로모픽 컴퓨팅, 머신 프로그래밍, 통합 광자학, 기밀 컴퓨팅 등 인텔이 추진 중인 5가지 미래 컴퓨팅 기술과 그 진전상황, 미래 비전 등을 각 분야별 담당자와 함께 상세히 소개했다.

전기 신호 입출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소개 이미지 / 인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소개 이미지 / 인텔
현재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각종 컴퓨팅 플랫폼에서 데이터의 입출력에 사용되는 전기 신호를 통한 입출력 방식은 성능 한계가 명확하다. 향후 데이터 워크로드가 지금보다 더욱 급증하면, 전기적인 방식이 이를 따라잡을 수 없어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컴퓨팅 성능을 저하하는 ‘I/O 성능 장벽’이 발생한다는 게 인텔 측의 설명이다.

인텔은 그 대안을 광학 기술에서 찾고 있다. 각종 신호를 주고받는 수단을 전기 신호 대신 광학 신호로 바꾸고, 이를 반도체 레벨에서 통합해 기존 전기 입출력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이다.

이미 인텔은 오래전부터 상위 고속 네트워크에 사용 중인 광학 기술에 기반한 데이터센터용 입출력 인터페이스를 개발해왔다. 그러나, 기존 기술로는 부피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실제 데이터센터에의 접목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인텔 랩스에서 선보인 실리콘 포토닉스의 최신 프로토타입은 기존 대비 1000분의 1로 작아진 마이크로링 변조기(micro-ring modulators)를 시작으로 실리콘 광 검출기, 통합 반도체 광학 증폭기, 다중 파장 레이저 등 차세대 광학 기반 입출력 인터페이스 개발에 필수적인 요소로 구성됐다.

첨단 패키징 기술로 실리콘 포토닉스와 CMOS 실리콘을 촘촘히 통합한 이번 프로토타입은 기존 기술보다 소비전력이 줄어들고, 대역폭은 늘어났으며, 핀 카운드가 감소하는 등 상당 부분 진전을 이루었다고 인텔은 강조한다. 머지않아 집적 포토닉스 I/O를 다양한 규모의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게 인텔 측의 평가다.

사람처럼 판단하는 AI 개발을 위한 ‘뉴로모픽 컴퓨팅’

인텔의 뉴로모픽 연구 테스트칩 ‘로이히’ / 인텔
인텔의 뉴로모픽 연구 테스트칩 ‘로이히’ / 인텔
현재 인공지능(AI) 분야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한 규칙을 발견하고, 이를 학습해 판단의 근거로 삼는 딥러닝, 머신러닝 기반이 주류다. 이러한 AI는 단순 비교나 판독에는 뛰어나지만, 실제 사람처럼 복잡하고 단계적으로 판단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텔은 사람의 뇌에서 영감을 받은 AI 아키텍처 뉴로모픽(neuromorphic)을 연구개발하기 위해 ‘인텔 뉴로모픽 리서치 커뮤니티(Intel Neuromorphic Research Community, 이하 INRC)’를 설립하고, 뉴로모픽 연구 테스트 칩인 ‘로이히(Loihi)’를 만들었다.

레노버(Lenovo), 로지텍(Logitech),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프로페시(Prophesee) 등 신규 기업을 포함한 100여 곳 이상의 파트너사로 구성된 INRC와 인텔은 이번 인텔 랩스 데이에서 로이히를 통해 ▲음성 명령 인식 ▲동작 인식 ▲이미지 검색 ▲최적화 및 검색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뉴로모픽 컴퓨팅 테스트 성과를 공개했다. 전반적으로 기존의 CPU 및 GPU 기반 AI보다 더욱 빠르고 효율적이면서 훨씬 정교한 AI 구현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텔은 더 많은 기업 연구소, 학술 단체, 정부 기관 등을 대상으로 INRC 참여를 통한 뉴로모픽 컴퓨팅 개발 생태계 확대에 힘쓰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로이히’에 뒤를 잇는 차세대 뉴로모픽 연구 칩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양자컴퓨팅 고도화를 가속하는 2세대 ‘호스 리지’

2세대 양자 제어 칩 호스 리지 II를 적용한 인텔의 양자 컴퓨팅 시스템 / 인텔
2세대 양자 제어 칩 호스 리지 II를 적용한 인텔의 양자 컴퓨팅 시스템 / 인텔
인텔은 이번 랩스 세이 행사에서 2세대 극저온 양자 제어 칩 ‘호스 리지 II(Horse Ridge II)’를 소개했다.

호스 리지는 초기 양자 시스템이 양자컴퓨터의 핵심요소인 큐비트(qubit)를 구현, 유지하기 위한 극저온 냉각 시스템과 대규모 계측 장비로 구성되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수천 개의 와이어와 장비 랙을 고도로 통합된 했던 것을 대체하기 위해 고도로 통합된 SoC(System-on-chip)로 대체한 호스 리지는 양자 시스템의 디자인을 간소화하고, 정교한 신호처리 기술로 설정 시간을 단축하며, 큐비트 성능을 향상해 기술자들이 더욱 많은 수의 큐비트를 효과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텔 22나노(㎚) 저전력 핀펫(FinFET) 기술(22FFL)로 구현된 호스 리지 II는 기존 1세대 호스 리지가 가진 큐비트 상태를 조작하는 ‘큐비트 드라이브’ 기능에 ▲현재 큐비트 상태를 읽을 수 있는 ‘큐비트 판독’ 기능과 ▲다수의 큐비트 게이트의 잠재력을 동시에 제어하는 ‘멀티 게이트 펄싱’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러한 호스 리지 II는 1켈빈(K)보다 훨씬 높은 4K의 온도에서도 안정적인 실리콘 스핀 큐비트의 유지와 제어, 관측이 가능해 기존 양자 시스템의 냉각 문제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고 인텔은 강조했다.

민감 데이터를 보호하며 AI 고도화가 가능한 ‘기밀 컴퓨팅’

기밀 컴퓨팅 기술의 개요 소개 슬라이드 / 인텔
기밀 컴퓨팅 기술의 개요 소개 슬라이드 / 인텔
오늘날 인공지능(AI) 기술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학습을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다루고, 그로 인한 기업들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 비밀이나 개인의 의료 기록 등 민감한 데이터는 다양한 이유로 외부로의 반출이 어렵고, 그로 인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데이터가 쌓이는 ‘데이터 사일로’로 현상이 발생한다.

인텔이 추진 중인 기밀 컴퓨팅은 기업이나 기관이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에 유출 및 공유하지 않고도 보유한 데이터에 기반한 AI 연구 개발과 활용을 가능케 해 데이터 사일로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 골자다.

민감한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나 기관이 인텔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으로 자체 데이터를 활용한 AI 학습을 진행한 후, 본격적인 AI 모델 확립을 위한 외부 연구 기관에는 자체 진행한 AI의 ‘학습 모델’만 제공하는 ‘연합 학습’ 방식을 사용한다. 외부 기관에서 통합되고 최적화된 AI 학습 모델은 다시 초기 학습 모델을 제공한 원 제공 기업·기관에 피드백함으로써 민감한 데이터의 외부 개방 없이도 AI 고도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인텔은 이러한 기밀 컴퓨팅 구현을 위해 다수의 파트너와 손을 잡고, 분산 AI에 대한 개인 정보 보호 및 신뢰 기술을 발전시키고 개발하는 사설 AI 공동 연구 기관 개설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전 세계 8개 대학에서 9개의 연구 프로젝트로 시작한다.

스스로 SW 버그 찾고 수정하는 ‘머신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기술로 소프트웨어의 각종 오류를 스스로 발견하고 수정하는 ‘컨트롤플래그’의 시연 모습 / 인텔
인공지능 기술로 소프트웨어의 각종 오류를 스스로 발견하고 수정하는 ‘컨트롤플래그’의 시연 모습 / 인텔
인텔은 이번 랩스 데이에서 소프트웨어의 각종 코드 오류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수정할 수 있는 머신 프로그래밍 연구 시스템 ‘컨트롤플래그(ControlFlag)’를 선보였다.

컨트롤플래그는 새로운 자기 지도 시스템(self-supervised system)을 이용, 예비 테스트에서 분류되지 않은 10억 개 이상의 생산 품질 코드에 대한 결함을 훈련하고 학습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거의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프로그래밍 코드의 테스트와 모니터링, 디버깅 등 소모적이고 노동 집약적인 작업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머신 프로그래밍과 머신러닝, 정형 기법, 프로그래밍 언어, 컴파일러들과 컴퓨터 시스템이 결합한 컨트롤플래그의 버그 감지 기능은 검증된 샘플을 통한 학습을 바탕으로, 버그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코드에서 이상 징후를 식별한다.

특히 컨트롤플래그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관계없이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고, 학습을 통해 개발자의 스타일에 적응함으로써 개발자마다 다른 프로그래밍 스타일의 변화도 식별, 더욱 정확하고 맞춤화된 오류 감지가 가능하다.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개발 역량을 더욱 창의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인텔은 강조했다.

이번 인텔 랩스데이 2020의 새로운 컴퓨팅 성과와 그에 대한 추가 세션 및 자세한 내용은 인텔 랩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