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일자리 좌담회] 정부 데이터댐 사업, 양질의 AI 일자리 창출원 만들어야

류은주 기자
입력 2020.12.07 06:00
인공지능(AI)이 일자리 감소원이라는 우려속에 정부 ‘AI 학습용데이터 구축(데이터라벨링) 사업’이 2만명 넘는 일자리를 창출해 주목된다. 하지만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단순 노동에 불과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AI산업 생태계 조성에 있어 AI 데이터 가공은 필수 업(業)인 가운데 IT조선은 이달 3일 서울 광화문 한국정보화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각계 전문가를 초청, AI 데이터 사업 및 일자리 현황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가나다순)]
강용성 와이즈넷 대표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
주재걸 KAIST AI대학원 교수
진영심 KT 미래가치TF 인재육성분과 상무보
사회=김준배 IT조선 취재본부장

정부는 2020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데이터 댐 구축에 나섰다. 그중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은 데이터 비전문가와 취약계층인 경단녀, 노약자, 장애인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용성 대표, 문용식 원장, 윤석원 대표, 주재걸 교수, 진영심 상무보, 김준배 취재본부장 /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부는 2만명이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점을 성과로 꼽았으며, 민간에서도 AI 데이터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점차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양질의 일자리로 진화하기 위해 정부의 꾸준한 지원과,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 데이터댐 구축 AI 일자리 사다리 역할

김준배 IT조선본부장(사회)= AI학습용데이터 구축 사업이 상당한 일자리 창출 효과에도 불구하고 단순·일시적 일자리란 시각이 있다. 이 사업과 창출되는 일자리를 바라보는 각계 의견을 들어보자.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코로나 팬데믹 위기 극복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전 부처에 주문했다.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으로 일자리를 만들면서 혁신성장 토대를 쌓는 ‘두마리 토끼’를 함게 잡자는 제안을 했다. 이왕 할 거면 5개년 계획처럼 길게 하지말고 1~2년 당겨서 빨리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 결과 예산이 10배 큰폭 증액됐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데이터댐은 댐 안에 물을 채우듯 데이터를 쌓는 것이다. 지금은 물을 모으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하찮고 쉬워 보일 수 있다. 앞으로는 그 물로 에너지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댐에 모아진 물로 뭘 할 것이냐는 관점에서 보면, 데이터댐 구축은 4차산업혁명 변화 속도 굉장히 빨라지고, 산업들이 개편될 때 굉장히 큰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AI를 에너지 사업으로 바라보면 굉장히 부가가치가 크다.

문용식=맞다. 데이터 댐은 AI라는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 댐에서 만든 전기로 공장을 세우고 도시를 만들었듯 ‘데이터 댐’도 AI라는 전기로 무엇을 할 것인지 목적이 구체화하고 본격화되면 엄청난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데이터 가공 업무가 숙련되면 품질 검수 관리자 역할을 하게되는 등 성장 사다리가 만들어진다. 첫 술에 배부르려 하기보다 일자리 사다리가 중요하다. 더욱이 모든 이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은퇴한 고학력자, 경력단절여성과 장애우 등 모두가 할 수 있다.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 4년 전만해도 AI데이터를 수집해 가공하는 국내 기업이 거의 없었다. 진입할 때 접근성이 낮다. 하지만 고품질 데이터셋을 구축하려면 단순 참여로 끝날 수 없는 일들이 굉장히 많다. AI 데이터 분야도 점점 고도화, 전문화되고 있다. 전 산업에 AI가 확산되면, AI 매니저같은 직업도 생기고, AI 기업도 급증할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일시 폐업한 자영업자들도 AI 데이터 일자리에 관심이 많다. 한 달에 500만원을 받는 인력도 있다. 당장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IT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뿐만 아니라 잡(Job)트랜스포메이션 기회를 줄 수 있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강용성= 다음 스텝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아웃소싱 형태로 가지만, 10년 뒤에도 이어지기 위해선, 재교육을 비롯한 여러가지 제반사항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AI 기업 200개 양성을 언급하는데 3년 뒤에는 500개가 넘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뉴딜 사업으로 데이터기업뿐만 아니라 AI기업의 채용도 늘고 있다. AI사업을 하는 회사로서는 큰 비전을 그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해당 사업이 지속할 수 있게끔 예산을 계속 확보하는 등 지치지 않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IT조선은 정부가 추진중인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이 단순 일자리가 아닌 양질의 고부가가치 일자리로 이어지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 한국정보화진흥원
◇ AI 개발, 수재들 전유물 아냐

사회= AI 일자리 사다리 만들기 위해서 어떤 교육과 제도, 정책이 필요한가.

주재걸 KAIST 교수 = AI 학습용데이터 구축은 데이터댐에 물을 가득 채우는 측면에서 좋은 순기능을 한다고 본다. AI 기술은 수학에 기반한 통계와 복잡한 이론에 기반하지만
예시를 중심으로 배울 때 효과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인이 직접 AI 데이터를 수집하고 레이블링하는 과정은 AI 자동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지금 AI 인력 품귀 현상이 있다보니 기존 인력 재교육을 통해 AI 역량을 강화하려는 측면도 있다. 기업 내부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여러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대학교, 대학원 등이 있는데 각각 어떤 도메인에 특화한 역할이 필요하다. 기술의 난이도와 심화 정도를 구분해 여러 도메인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AI 인력 양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

진영심 KT 상무보 = 실제 기업에서 많이 필요한 인력은 AI를 본인이 하는 일에 적용해 혁신하는 것이다. 알고리즘 설계와 같이 엄청난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AI를 적용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AI인력을 키운다고 할 때 직원들 반응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AI 모델 개발은 의지만 있으면 기회가 많다. 이런 인력은 자신이 가진 특수성과 전문성을 AI와 연계하는 ‘도메인 날리지(전문지식)’가 중요하다. 대부분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AI인력을 양성하기 보다 외부에서 확보하려 하고 있다. AI 인력 품귀다보니 관련 학위가 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1년정도 있다가 다른 곳에서 연봉을 더 준다고 하면 퇴사해 버린다.

강용성= 경영학에서도 AI를 배우고, 제조업에서도 AI를 배워야 한다. 일반 학과에서도 과거와 똑같이 교육하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 학교에서 교육한 인력을 기업에서 또 교육 시키고, 쓸만한 인재를 만들기 까지 사회적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기업에서 교육한 인력은 몇년 지나면 해외 기업으로 빠져나간다. 한국은 맨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회=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현실적 해법을 논해보자.

문용식= AI가 50년 경제 좌지우지할 거대한 기술 패러다임인데 AI전문가를 대학에서 양성 못한다는 것은 미래 경쟁력에 치명적이다. 지금보다 AI관련 학과를 10배 늘려야 한다. 대학 정원 규제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데이터 리터러시 높이는 첩경은 실습이다. 프로젝트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분석과 코딩교육은 쓸모가 없다. 기업과 함께 과제를 해결해가는 프로젝트로 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중견기업도 도메인 날리지 가진 전문가에게 AI기술 교육할 수 있는 과정을 별도로 설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강용성 = 데이터댐을 만드는 사업을 통해 비전공자들 합류했다. 이번 1차 사업에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비전공자들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2차, 3차사업으로도 이어져야 하며 1차부터 합류 했던 인력들에게 정부가 자격을 부여하고, 학위 코스가 아니더라도 인정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향후 AI 학습용데이터 구축사업에서 데이터 품질 검증 이슈 분명히 있을 것이다. 초기에 레이블링에 참여한 인력들이 향후 관리분야를 맡게 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가 생긴다면 교육계도 점점 압박을 받을 것이다.

주재걸 = 고급인재 양성을 맡는 대학의 책임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비대면 수업 확산으로 대학이 사회에서 하는 역할이 유명무실해지는 측면도 있다. 온라인 평가와 인증체계가 확립이 되면, 대학에서 학위를 수여하는 것처럼 AI 관련 학위도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다. 데이터셋 구축 사업의 잠재력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특정 AI 모델의 경우 품질 관리가 연계될 수 있다.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한만큼 시행 착오를 줄여야 한다. 데이터셋 구축사업과 AI 모델 개발을 긴밀하게 연계해야 한다.

진영심 = 대학에서 바로 현장에서 쓸 만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과 실제 프로젝트는 다르다. 학교에서 반년정도 기업과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만들면 인재양성 타임라인을 낮추고 더 좋은 인력도 양성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AI데이터 관련 인증 체계가 없는 것으로 안다. 잘 하는지 못 하는지 확인은 해야하니, 데이터를 다루고 모델링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내부 자격 인증을 활용 중이다. 올해는 AI 관련 프로젝트 수행하면서 중간에 필요할 때마다 교육을 비정기적으로 진행해 현장에서 활용했다. AI 분석가, 엔지니어 양성 중심 교육보다 효과가 있다.

사진 왼쪽부터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진영심 KT 미래가치TF 인재육성분과 상무보,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주재걸 KAIST AI대학원 교수,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 김준배 IT조선 취재본부장 / 한국정보화진흥원
윤석원= 대만의 AI 아카데미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실제 기업들이 풀어야하는 프로젝트를 AI 전문가의 지휘 하에 학생들이 수행한다. AI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동시에 석사를 딴다. 그 비용을 정부에서 일정 부분 지원하고, 회사에서도 지원한다. 작은 중소기업들과도 활발하게 연계돼 있다.

사회=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마부 등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자동차 공장이 생기고 부품, 전용 도로 등 오히려 관련 일자리가 늘어났다. AI도 분명히 단순 직업아니라 확장하기 따라 큰 일자리 생길 것이다. 오늘 얘기도 그 연장이다. 정부 정책에 이러한 내용이 반영될 수 있길 바라며 좌담회를 마친다.

정리=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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