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152)판타지RPG에 슈퍼로봇 융합한 '패왕대계 류나이트'

김형원 기자
입력 2020.12.05 11:56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94년작 ‘패왕대계 류나이트(覇王大系リューナイト)’는 슈퍼로봇에 판타지 요소를 결합한 TV애니메이션이다. 로봇이 업그레이드(클래스 체인지)되는 등 롤플레잉게임(RPG) 요소도 담겨졌다.

패왕대계 류나이트 포스터. / 선라이즈
애니메이션은 갖가지 전설로 가득찬 세계 ‘아스티아'를 무대로 한 판타지 로봇 작품이다. 주인공 소년 ‘아듀'는 진정한 기사로 거듭나기 위해 ‘류'라고 불리는 로봇과 함께 모험을 이어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작품 후반부에는 류의 클래스 체인지와 적 세력인 ‘사룡족'과의 결전을 그렸다.

슈퍼로봇 류나이트는 3등신에 가까운 짜리몽땅한 로봇 디자인이 특징이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류나이트의 로봇 디자인이 1988년작 ‘마신영웅전 와타루'와 1989년작 ‘마동왕 그랑조트'의 영향을 크게 받아 탄생됐다는 시각이다.

패왕대계 류나이트 등장 주역 슈퍼로봇 ‘류나이트 제파’. / 선라이즈
3등신 대표 로봇인 와타루 작품 속 ‘마신(魔神)’은 이보다 앞선 1994년 방영된 ‘초력로보 가랏트’의 주역 로봇 ‘점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초력로보 가랏트'의 작화감독을 맡았던 ‘아시다 토요오(芦田豊雄)’는 가랏트를 바탕으로 3등신 개그 슈퍼로봇 대표작 ‘마신영웅전 와타루' 캐릭터 원안을 탄생시켰고, 이 컨셉은 와타루를 넘어 ‘마동왕 그랑조트'까지 계승됐다.

와타루에 등장하는 로봇 ‘마신(魔神)’은 짜리몽땅한 몸집의 3등신 로봇 메카닉의 선구자적인 캐릭터다. 멋진 외형의 로봇이 판치던 1980년대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실험적인 도전’이었다고 평가받는 ‘류진마루(龍神丸)’ 등 마신 로봇은 몸매와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액션으로 당시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일본 장난감 업계에 따르면 당시 타카라(현재 타카라토미)에서 선보인 ‘마신대집합(魔神大集合)’ 프라모델 시리즈는 어린이 사이서 불티나게 판매됐다. 3등신 로봇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와타루가 보여준 셈이다.

반면, 애니 ‘패왕대계 류나이트' 등장 로봇 ‘류'를 소재로 한 장난감은 상업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이 일본 장난감 업계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은 방영 초기 류나이트 소재 장난감이 출시됐지만 저조한 판매수로 애니 후반기에 등장하는 클래스 체인지된 류 로봇은 시장에 출시되지 못했다.

류나이트 제파 액션 피규어. / 반다이 스피리츠
하지만, 애니메이션 콘텐츠는 시청자들로 큰 인기를 얻어 1994년 4월부터 1995년 3월까지 1년간 총 52화분이 현지 방영됐고, TV애니메이션 이후 레이저디스크(LD) 등 매체에 담겨 판매되는 ‘오리지널비디오애니메이션(OVA)’ 포맷으로 1996년까지 모두 17편의 작품이 완성돼 팬들에게 전해졌다.

TV판과 OVA는 캐릭터 역할과 세계관 등 설정은 서로 비슷하지만, 내용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류나이트 애니메이션은 마신영웅전 와타루처럼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로 내용이 꾸며졌지만 등장인물이 사망하는 등 다소 무거운 내용도 담겼다. OVA버전은 성인을 타겟으로 이야기 분위기를 더 진지하고 무겁게 구성했다.

이토우 타케히코의 패왕대계 류나이트 일러스트. / 야후재팬
‘패왕대계 류나이트' 원작자는 만화가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자인 이토우 타케히코(伊東岳彦)다. 이토우는 류나이트 외에 ‘우주영웅이야기(宇宙英雄物語)’, ‘아웃로우 스타(OUTLAW STAR)’, ‘KO세기 비스트 삼총사' 등의 만화 작품을 탄생시켰고, 애니메이션 ‘NG기사 라무네&40’에서 캐릭터 디자인, ‘성방천사 엔젤링스'에서 원작과 캐릭터 디자인, ‘데토네이터 오간’에서 메카닉 디자인, 게임 ‘알리시아 드라군'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인물이다.

류나이트 애니메이션 감독은 카와세 토시후미(川瀬敏文)가 맡았다. 그는 ‘절대무적 라이징오', ‘초자 라이딘', ‘천상천하'에서 감독을, ‘공작왕2 환영성'에서 연출을 담당했다. 카와세 감독은 류나이트 애니를 높은 품질의 그림(작화)으로 완성시켰다. 52화 전반에 걸쳐 고른 영상 품질을 보여준다.

여주인공 ‘파피 파후리시아' 일러스트. / 트위터
다소 노출도 있는 의상의 마법사·공주 여주인공 ‘파피' 캐릭터를 그려낸 이는 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애니메이터로 활동한 소에타 카즈히로(そえた かずひろ)다. 그는 OVA ‘로도스도전기', 게임 ‘천사의 시2’, ‘영웅전설 하얀마녀'에서 작화감독과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바 있다.

류나이트 각본은 ‘기동전사 건담', ‘무적초인 잠보트3’, ‘트라이더G7’ 등의 작품 각본을 써 낸 ‘호시야마 히로유키(星山博之)가 맡았다.

◇ 고대문명이 창조하고 자아를 가진 로봇 ‘류'

애니메이션 설정에 따르면 ‘류'는 신이 만든 기계 혹은 고대문명에 의해 창조된 것이다. 이야기의 무대인 아스티아도 신이 만든 거대한 방패 위에 검을 꽂는 것으로 생겨났다는 전설을 더했다. 류는 고대문명의 결정체인 만큼 그 수가 매우 한정적인, 높은 희소가치를 가진 로봇이다.

류는 평상시 카드에 봉인된 상태로 보관된다. 카드 소유자의 부름을 받아 세상에 소환되는 방식이다. 류는 말을 할 수 없지만 의지를 가졌다는 설정이다. 때문에 탑승자의 능력을 끌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탑승자 생각과 반대로 움직이기도 한다.

마법세계의 로봇인 만큼 조작은 탑승자의 움직임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전투가 아닌 단순 이동 상황에서는 조종석에 앉아 오토바이 핸들 같은 장치로 로봇을 조작한다.

클래스 체인지를 통해 변신한 ‘류팔라딘 로드 제파’ 액션 피규어. / 메가하우스
류는 ‘클래스 체인지(계급전위·階級転位)’를 통해 공격력 등 전반적인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로봇의 외형도 변화된다.

주인공 아듀가 탑승하는 ‘류나이트 제파'는 높이 기준 10미터쯤이란 설정이다. 애니 제작사 선라이즈는 류나이트 제파의 크기가 ‘485신', 무게 ‘2250즛시리' 최고출력 ‘16만6000야르키', 최고속도 ‘4만5000븅', 최대마법력 ‘3150룬', 최대방어력 ‘5722갓시리' 등 독자적인 단위를 적용했다.

류나이트 제파는 마법세계 슈퍼로봇인 만큼 탑승자의 투기(闘気)를 검에 담아 적을 베어내는 ‘크래시돈', 마법을 더해 공격하는 ‘파이어 크래시돈' 등의 필살기를 사용한다.

패왕대계 류나이트 일러스트. / 선라이즈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