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가 최근 중국이 컴투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등에 판호를 발급한 것에 대해 "한국정부와 민간의 한층 강력한 요구와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학회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중국이 한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한 것은 복합적인 국제 정세와 한국 민관이 노력한 산물이다"라며 "‘달궈진 쇠’가 식기 전에 한국 정부와 민간이 더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게임학회는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이 취임한 이후, 외교부는 2019년말 이후 ‘무관심’에서 태도를 바꿔 판호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7월, 토론회에 참석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 오시영 기자
7월, 토론회에 참석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 오시영 기자
민간 차원에서는 학회나 콘텐츠문화융합포럼 등이 꾸준히 각종 토론회를 개최하거나, 외교부, 문체부에 공문을 보내 답변을 촉구하거나, 코로나19로 중국이 힘든 시기를 보낼때 인도적 지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회는 이번 판호 발급으로 판호 관련 규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은 내자·외자 판호를 불문하고 과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만 판호를 발급하는데, 이 탓에 소수의 외자판호를 두고 각국이 쟁탈전을 벌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월 2일 중국은 게임 42개에 판호를 발급했는데, 한국은 총 2개다. 일본 13개, 유럽,12개, 미국 8개에 비하면 매우 적다. 학회는 성명문에서 "4년간 누적된 국가간 판호 차별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며 "중국은 소수나마 한국에 판호를 내면서 게임 규제에 대한 명분을 잃었으므로, 한국이 꾸준히 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판호 발급이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된 국제 정세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학회는 "중국은 전통적인 한미일 동맹이 강화되는 것을 경계한다. 한국을 동맹에서 분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동맹국을 협박하는 방식보다 전통적인 동맹 중심 외교로 선회할 수 있다"며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서 한중간 ‘문화 교류의 전면화’를 선언하려고 했던 계획이 코로나19 탓에 틀어지면서 중국 정부는 2021년 1월 바이든 당선자 취임 이전 한국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2021년부터 한국이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 판호 문제에 대한 관심이 식을까 우려했다. 학회는 "‘쇠는 달구어졌을 때 두들겨야’ 하지만, ‘달궈진 쇠’가 식을 수도 있다. 정부는 많은 한중 현안 중 하나의 성과를 이룩했기 때문에 만족하고 대응이 느슨해질 수도 있다"며 "그렇다면 결국 판호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은 채 다음 정부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 산업계는 판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자신의 문제이면서 판호 해결의 최대의 수혜자이기도 한 게임 산업계가 방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며 "개별회사가 부담스럽다면 집단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기업의 로비가 아니라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이다"라고 덧붙였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