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뜨거운 감자 '음원 저작권료'…문체부는 토론회 불참

류은주 기자
입력 2020.12.09 18:36 수정 2020.12.09 19:48
소관부처 문체부 불참 속 토론회 개최
창작자-제작자, 직접계약 인정 목소리

음악 저작권료를 둘러싸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저작권료 인상이 OTT산업은 물론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와 학계, 업계 등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회를 열었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자리에 오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음저협은 음악 저작권료 징수요율을 매출의 2.5%(넷플릭스 기준)로 정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주요 OTT 업체(음대협)는 기존 방송사 다시 보기 서비스에 적용하는 0.625%가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저작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중 해당 징수규정 개정안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9일 열린 'OTT 사업자의 음악저작권 적정요율' 토론회 모습/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영상 갈무리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OTT포럼과 공동으로 'OTT 사업자의 음악저작권 적정요율'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준동 과기정통부 방송산업정책과 팀장은 "음저협이 주장하는 요율 수준(2.5%)은 매우 과도하다고 보여진다"며 "과도한 저작권료가 국내 OTT 업계 투자와 혁신 노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물을 말려서 고기를 잡는다는 뜻의 갈택이어(竭澤而漁)라는 사자성어가 있다"며 "소관부처(문체부)가 갈택이어의 우를 범하지 말고, 생태계 참여자들이 상생하고 지속성장하도록 균형잡힌 관점에서 저작권료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떼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수경 방송통신위원회 OTT정책지원팀장은 "산업이 발전하려면 분쟁보다 기술과 이용 혁신에 집중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저작권 징수방식은 분쟁을 너무 많이 초래한다"며 "문체부에 저작권료 인상 등이 국민의 시청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의견 등을 전달했다가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도 산업 위축을 우려했다. 그는 "산업 전체가 기로에 서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며 "창작자와 저작권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2.5%라는 징수율의 근거가 합리적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플랫폼 산업 성장을 위축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용형태(방송과 전송)로 사용료 구분해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술적용이 아닌 소비자의 이용형태에 따라 징수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음악 창작자들과 영상 제작자들 간 직접 계약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 이중징수를 배제해야 하기 위해 신탁약관과 징수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발제자로 나선 김명숙 상명대 저작권 보호학과 교수는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해외사례를 반영해 사용료를 규정하기에는 국가마다 달라 참고하기 어렵고, 동일 서비스 내에 방송물 재전송서비스와 오리지널 콘텐츠 등이 결합한 한국 OTT 서비스의 경우는 오히려 그동안의 국내 방송 및 전송에 관한 사용료 기준을 기초로해 사용료 기준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IPTV는 방송과 전송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산식으로 방송 및 전송 매출액 전체를 기준으로 사용료를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OTT 모두를 넷플릭스와 같은 기준을 두고 사용료를 산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우리나라 OTT들은 회원 가입 후 프로그램에 따라 무료, 월정액, 개별구매 등으로 다양해 한명의 구독자가 지급하는 금액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OTT서비스에서 추후 오리지널 콘텐츠의 전송이 확대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방송과 전송으로 구분해 사용료를 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경일 음대협 의장도 방송사용료와 전송사용료 두 가지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황 의장은 "전송사용료에서 최초의 권리처리 매체는 제외해야 한다"며 "음산발위에서도 조정계수 도입을 제안했듯이, OTT산업이 손익분기점(BEP)를 넘기는 시점이 5년 후라는 것을 감안해 100분의60에서 100으로 10%씩 연도별로 순차적으로 늘려나가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음저협에서 얘기하는 단체협상이든 개인협상이든 협상의 출발점은 콘텐츠에서 시작해야 합리적이다"며 "방송과 전송을 구분하고, 조정계수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산출한 음악저자권료는 지급할 용의가 있다"고 공식 제안했다.

넷플릭스처럼 국내 OTT도 2.5%를 내라는 것은 비합리적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넷플릭스의 징수율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꼬집었다. 저작권 신탁단체인 음저협이 가격을 마음대로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저작권 시장의 독점적 사업자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용희 교수(숭실대 경영학과)는 "음저협이 신탁자를 잘 케어하는지 의문이며, 그들이 저작권자 권리를 제대로 반영해야 요율도 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금은 마치 저작권자가 시장 지배력을 갖고 독점력을 행사하는 느낌이며, 저작권 자체의 문제가 아닌 요율을 형성하는 독점권이 문제될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작권료 인상은 다른 저작권 인상으로 이어질 테고, 그 풍선효과는 미디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도 확실히 확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2.5%가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문체부가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식 교수(경희대 법무대학원 지적재산법학과)는 "넷플릭스가 2.5%를 내니 국내 OTT도 일괄적으로 2.5%를 내야 한다는 주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우화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음저협에서 해외 사례를 반영했다고 하는데, 국가마다 다른 환경과 상황 있는데 타당성 있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답 도출은 어렵지만, 방송콘텐츠 재전송과 오리지널 콘텐츠의 전송을 구분해 다른 요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소관부처인 문체부 측은 토론회 참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OTT 업계는 사용자(OTT)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결론이 나온다면, 소송도 불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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