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분쟁'서 메디톡스 승리…대웅제약 "판결 뒤집겠다"(종합)

김연지 기자
입력 2020.12.17 08:34 수정 2020.12.17 08:56
보툴리눔 톡신 전쟁서 메디톡스 손들어준 美 ITC
대웅제약 ‘나보타’ 21개월간 수입금지 명령
메디톡스 "대웅제약 유죄 확정…판결 뒤집힐 일 없어"
대웅제약 "균주 영업비밀 아니란 점 밝혀져…항소 예정"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보톡스 분쟁’에서 메디톡스 손을 들어줬다. 다만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에 대한 수입금지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1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ITC는 16일(현지시각)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 건과 관련해 "대웅제약이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대웅제약의 나보타에 대해 21개월간의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각사
이번 판결로 대웅제약 나보타는 판결 시점부터 미국 내 수입이 중지된다. 미국 대통령 심사 기간동안 나보타를 수입·판매하려면 1바이알당 441달러(약 48만원)의 공탁금을 내야 한다.

메디톡스는 2016년부터 대웅제약의 보톡스 제품 ‘나보타’가 자사의 보톨리눔 톡신과 이를 이용한 의약품 제조 기술을 훔쳤다고 주장해 오다가 2019년 1월 파트너사 엘러간과 함께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미국 ITC에 제소했다.

메디톡스 "대웅제약 유죄 확정…판결 뒤집힐 일 없다"

메디톡스는 이번 판결로 대웅제약의 유죄가 확실시 됐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대통령 승인 절차가 남았지만 최종 판결이 뒤집힐 일은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 33년간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을 거부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했기 떄문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위원회의 이번 판결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한 사실이 입증됐다"며 "용인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제약 측 주장은 명백한 허위다"라고 밝혔다.

ITC위원회의 균주 판결에 대해서는 "균주가 영업비밀이 아니라 ITC 규제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다"라며 "균주와 제조공정 도용혐의는 확정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항소하더라도 바뀔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더라도 방대한 증거를 통해 유죄로 결정된 혐의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ITC에서 대웅의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한국 법원과 검찰에서도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균주 전쟁 만큼은 우리가 승리…판결 뒤집겠다"

대웅제약은 균주 전쟁에서만큼은 사실상 자사가 승리했다고 보고 있다. 메디톡스가 문제 삼았던 ‘균주 출처’가 더 이상 시비거리가 될 수 없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수많은 미국 현지 전문가, 학자 및 의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ITC 위원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엘러간(메디톡스 파트너사)의 독점 시장 보호를 위한 자국산업보호주의에 기반한 결과다"라며 "이는 미국의 공익과 소비자, 의료진의 선택권,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저해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끝까지 싸워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대웅제약 측은 "미국 행정부와 항소법원이 이러한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웅제약은 영업비밀 침해 없이 나보타를 자체 개발했음이 명백하다. 현재 진행 중인 분쟁에서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해 끝까지 싸워 진실을 밝혀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ITC 판결로 회사가 받을 영향은 미미하다고 봤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연매출이 1조원에 달하고 사업 및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라며 "미국 판매가 일시적으로 중지되더라도 연간 매출에서의 나보타 미국 매출 비중은 현재 2% 미만인 만큼,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1개월의 금지명령에 대해서는 즉각 가처분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측은 "ITC의 제조공정 기술 침해 결정은 명백한 오류며 ITC 결과와 관계 없이 나보타의 글로벌 사업은 계속될 것이다"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및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 항소 등을 통해 최종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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