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대 그룹 총수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경영 관심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올해 1월1일부터 12월15일까지 기간 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유튜브 등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10대 그룹 총수들의 현장 경영 정보량을 분석한 결과 이 부회장의 정보량이 9890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18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18일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18일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 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정보량은 2위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2149건)보다 4.6배 이상 많았다. 이 부회장은 1월 설 연휴 브라질 생산법인 방문을 필두로 코로나19 직후 구미사업장, 아산사업장, 수원 삼성종합기술원 등 많은 현장을 찾았다. 5월 17일부터 2박 3일간 코로나19 검사를 3번 받으며 중국 시안 삼성반도체 공장을 찾기도 했다. 이후 세메스 천안사업장, 반도체연구소, 생활가전 사업부, 온양사업장 등을 찾았고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깜짝 방문했다.

10월에는 베트남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생산 공장 현장 방문과 함께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했다. 부친 별세 후엔 서초구 연구개발(R&D)센터에서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하며 연중 수많은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702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신 회장은 5월 귀국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 인근 주요 사업장을 살피며 현장경영 시동을 걸었다. 이후 주말마다 롯데칠성 공장, 시그니엘 부산, 롯데백화점 인천점,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마트 구리점,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찾아 직접 고객의 반응을 들었다.

7월에도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양산 공장, 롯데아울렛 이천점,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롯데푸드 광주공장 등 현장 방문을 이어갔다. 여수 롯데케미칼 제1공장과 국동 롯데마트를 점검한 후 여수 벨메르바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방문, 경쟁업체의 사업장까지 관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678건으로 4위를 기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연초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0에 참석해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다. 4월엔 모빌리티 플랫폼 코드42 신기술 시연회를 참관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2020년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등과 사업 현장에서 잇따라 만나 미래 사업등 포괄적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1492건으로 5위를 기록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20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충남 대산 LG화학 화재현장, LG화학 현장에서의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현 회장)과 만남 등을 이어가며 젊은 총수 답게 현장경영을 중시했다.

뒤를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909건) ▲최정우 포스코 회장(772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161건) ▲허태수 GS그룹 회장(112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82건) 등 순이다.

연구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그룹 총수의 현장경영이 돋보인 한해였다"며 "과거와 달리 총수들이 은둔형 이미지를 벗고 현장 근로자들과 호흡하는 리더십으로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