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中 못 만든 '하이니켈 배터리'로 글로벌 선두 굳힌다

이광영 기자
입력 2020.12.20 06:00
K배터리 3사가 코발트 비중은 낮추고 니켈 비중은 최대한 끌어올린 ‘하이니켈 배터리’로 중국 기업과 초격차를 실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새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하는 전기차용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가 대표적인 예다. 주행거리와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NCMA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이전까지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NCMA 배터리는 기존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첨가한 제품이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대용량 배터리 구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망간과 코발트 비중이 줄어들면 안정성과 출력은 낮아져 니켈 함량을 80~90% 이상으로 높이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년간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기존 NCM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추가한 NCMA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배터리 내 니켈 함량은 89~90% 수준인 반면 코발트 비중은 5% 이하로 떨어진다. 값은 코발트에 비해 20배가량 저렴하면서도 출력 성능을 높이는 알루미늄 추가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테슬라 모델Y / 테슬라코리아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양극재를 만드는 중견기업 ‘엘앤에프’로부터 NCMA 양극재를 공급받고, 신규 수주한 테슬라 전기차 모델Y에 2021년 하반기쯤 NCMA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모델Y 배터리 공급사로 LG에너지솔루션을 선정하고,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을 제외한 것은 그리 놀랄일은 아니다.

9월 22일 테슬라 ‘배터리 데이’ 당시 일론 머스크 CEO는 값비싼 원료로 꼽히고, 채굴 과정에서 인권유린 문제가 제기되는 코발트를 사실상 ‘제로(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에서 분사 이전부터 2021년 하반기 내 NCMA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계획이 사실상 테슬라의 계획이었던 셈이다.

CATL이 만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역시 코발트를 쓰지 않는 배터리로, 테슬라 모델3 중국 내수용으로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배터리는 하이니켈 계열보다 에너지밀도가 현저히 떨어져 주행거리가 짧다. 점차 비중이 높아지는 장거리 및 고성능 전기차 모델에 쓰이기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뿐만 아니라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역시 하이니켈 배터리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삼성SDI는 새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양산이 목표다. NCA 배터리는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이 88~89%에 달한다. 기존 NCM 배터리 원료로 망간 대신에 알루미늄을 넣어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다. NCA 배터리는 독일 BMW 신차에 처음 탑재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과 코발트, 망간 비중이 각각 90%, 5%, 5%인 NCM 배터리를 2022년 양산할 계획이다. 양극재 전문업체로부터 NCM 양극재를 공급받아 배터리 제조 원가를 절감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구축한다. 이 배터리는 국내 유일 파우치형 NCM 배터리가 될 전망이다.

K배터리의 아성과 달리 CATL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개발하지 못했다. NCMA, NCA 등 하이니켈 배터리가 향후 대세로 굳어진다면 K배터리와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앞서 테슬라가 CATL과 손잡고 LFP 배터리에 망간을 추가한 LFMP 배터리 신기술을 공개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재까지는 빗나간 예상이다. 실제 CATL은 뒤늦게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니켈 원광이 25% 매장된 인도네시아에 51억달러(5조6000억원)를 투입해 배터리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원통형 ‘반값 배터리’ 개발을 선언하자 각형을 제조하는 CATL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실체는 없었다"며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일찍 뛰어든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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