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생방송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CJ ENM·카카오·네이버 등 플랫폼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것이 지금은 식품·가전·가구 등 업종을 불문하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내보내는 추세다. 유통업계는 라이브 커머스가 코로나19 종식후에도 커머스의 핵심축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브 커머스가 봇물 터지듯 늘어난 배경에 대해 유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선호’와 ‘새로운 쇼핑 경험’이 주된 원인이라 지목했다.

22일,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쇼핑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다 보니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과 온라인몰 장점을 결합한 라이브 커머스가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며 "라이브 커머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 더해지고, 실시간으로 질문이 가능해 소통없는 기존 온라인몰에 비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방송에서 재미를 더하는 것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라이브 커머스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다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Z세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쇼핑 선호도가 뚜렷하다. 보는 재미를 더하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커머스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 네이버
네이버 쇼핑라이브. / 네이버
복합적인 기능과 세부적인 디자인 설명도 효과적...가구 등 진출 분야 늘어

최근 이케아는 글로벌 프로젝트 일환으로 한국에서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이케아 라이브(IKEA Live)’를 론칭했다. 홈퍼니싱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이케아 홈퍼니싱 가구와 액세서리의 기능을 소개하고, 실생활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 노하우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실시간 채팅을 통해 진행자와 직접 소통하며 궁금한 점을 문의하고, 온라인 몰을 통해 직접 구매까지 가능하다.

이케아는 새롭게 론칭한 라이브 커머스 소비자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22일, 이케아코리아 한 관계자는 "이케아 라이브 서비스에 대한 내부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고 소비자 반응 또한 좋다"며 "재택근무가 많아지고 MZ세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선호가 강해진 만큼 ‘심야방송’, ‘주말방송’ 등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도 최근 홈퍼니싱 전문 라이브 커머스 ‘리바트LIVE’를 선보였다. 회사는 커머스 채널 론칭을 통해 초기 단계인 국내 홈퍼니싱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부터 방송횟수를 주 2~3회로 확대하고 채널도 유튜브 등으로 늘려 누구나 편하게 자사 라이브 커머스에 접근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최창헌 현대리바트 온라인팀장은 "6월부터 네이버 등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10여 차례 시범 방송을 진행했는데, 누적 시청자 수가 13만명에 달하는 등 소비자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며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기존 이미지와 설명으로 전달하기 어려웠던 홈퍼니싱 제품의 복합적인 기능과 세부적인 디자인 등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성공사례...매출 갱신, 매진 기록, 단골 확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11월에만 1500만뷰를, 서비스 출시 4개월 간 누적 시청 4500만뷰를 기록했다. 누적 구매자수도 40만명을 넘어섰다.

11월 판매자 수는 전월 대비 20%, 라이브 콘텐츠 수는 40% 늘었다. 11월 거래액 규모는 10월 대비 75% 신장했고, 서비스 초창기인 8월과 비교하면 340%나 성장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가 비대면 소비 판로가 되면서 다양한 성공사례도 나오고 있다. 1시간동안 거래액 10억을 돌파해 매진을 기록한 가전업체가 등장했다. 직접 바다에서 잡아 올린 대게를 판매하는 '대한민국농수산' 스토어의 단골 손님은 18만명까지 늘었다.

카카오쇼핑라이브. /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쇼핑라이브. /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카카오쇼핑라이브’도 11월 20일을 기준으로 누적 시청 횟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 누적 시청률 1000만회는 베타 서비스 시작 이후 6개월 만에 얻은 성과로, 하루에 1~2회 큐레이션해 방송을 진행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쇼핑라이브의 거래액은 10월 기준 5월 베타 서비스 오픈 대비 21배 성장했다. 9월 대비 10월 방송 거래액 역시 2.5배쯤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소통의 힘…온라인몰 단점 보완 ‘인터랙션 커머스’ 영역 구축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쇼핑라이브가 소비자들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가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소통하기 힘들었던 온라인의 영역에 직접 소통이라는 ‘인터랙션(Interaction) 커머스’의 영역을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시간 소통이 기존 온라인몰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쇼핑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뷰티,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는 유명 유튜버와 샵테이너(Shoptainer)가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도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CJ ENM에 따르면 구독자 118만명을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 ‘회사원A’가 7월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선보인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뷰티 브랜드 ‘달바’의 방송을 통해 매출이 평소 대비 2400% 이상 늘었다.

뷰티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뮤지컬 배우 출신 뷰티 크리에이터 ‘샨토끼’의 라이브 방송에서 처음 공개한 신제품 블랙티 앰플과 크림세트도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완판됐다.

스타일 분야 크리에이터 ‘한별∙킴닥스∙쏭냥’이 출연한 롯데백화점의 코리아 세일 페스타 맞이 ‘가치 DAY’ 100LIVE 방송도 4만3000명을 끌어 모았다. 라이브 커머스 전문 쇼핑호스트 ‘샵테이너’도 기록 갱신을 이어갔다. 유명 쇼핑호스트이자 샵테이너 ‘오민화’가 9월 및 10월에 진행한 키즈 비타민, 유아기저귀 방송은 방송 중 준비 수량을 모두 판매했다.

22일, e커머스 한 관계자는 "상품 분야에 따라 연예인 혹은 유명인의 방송 진행이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유명인이 출연했다고 매출이 덩달아 오르는 것은 아니다"며 "유명 연예인의 라이브 커머스 출연은 실적보다 해당 커머스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