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고 서비스형 IT 인프라 모델을 더욱 확대해 미래 클라우드 시장을 이끌겠습니다."

한국 HPE의 신임 대표로 새해를 맞는 김영채 대표는 IT조선과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2021년 계획과 비전을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대표 선임을 계기로 업계 선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주요 전략인 ‘엣지 투 클라우드’와 이에 기반을 둔 ‘서비스형 IT’ 전문기업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클라우드 업계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을 모두 취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대세다.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는 그러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문을 주도하는 대표 업체 중 하나다.

김영채 대표 / 한국 HPE
김영채 대표 / 한국 HPE
김영채 대표는 HPE에 입사해 20년간 엔터프라이즈 영업, 마케팅, 전략기획 및 비즈니스 부문의 수장을 두루 역임했다. 최근까지 하이브리드 IT 사업의 총괄 책임자를 맡았던 엔터프라이즈 IT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분야의 전문가다.

그런 그는 앞으로의 클라우드 시대에 IT 인프라 솔루션 기업이 나아갈 방향으로 ‘서비스형 IT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최근 수년간 ICT 업계의 화두였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은 기존 아날로그 데이터의 디지털화와 그 디지털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비즈니스 혁신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확보하려면 클라우드 인프라의 구축과 운영 부담을 덜 수 있는 ‘서비스형 IT’가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구축과 운영 및 관리를 처음부터 전문업체에 맡기면 기업의 IT 및 데이터 전문가들은 본연의 업무인 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그만큼 비즈니스 혁신을 더욱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김 대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은 기획단계는 물론, 설계와 구축, 테스트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너무 오래 걸려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장 상황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서비스형 IT’는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검증된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물론, 이를 직접 운영하고 유지 관리하는 전문 인력까지 일종의 패키지처럼 구성해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기업의 비즈니스를 위해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서비스형 IT는 미리 정해진 구성과 형태로만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는 달리, 기업에서 필요한 워크로드에 맞춰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만큼 기업이 원하는 워크로드에 최적화가 가능하다. 또, 이미 갖춰진 인프라에서 충분히 검증된 솔루션으로만 구성하기 때문에 구축 및 테스트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김 대표는 "HPE는 일찌감치 서비스형 IT를 제공하는 ‘그린레이크(HPE GreenLake)’를 주력 모델로 삼았고, 현재는 거의 모든 HPE의 인프라 솔루션을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고객사들이 더욱 쉽고 간편하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라며 "이제 HPE는 데이터센터 장비 전문 기업이 아닌, ‘서비스 전문 기업’인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다른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솔루션 기업들도 하나둘씩 ‘서비스형 IT’를 표방하고 있다. 그만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및 서비스형 IT 시장의 경쟁도 심화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HPE의 차별성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방대한 포트폴리오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해온 풍부한 노하우, 유저 친화성 및 신뢰성 등을 꼽았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서버시장 점유율 선두를 유지해온 만큼 성능은 물론, 안정성도 충분히 검증되어 고객사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고객사들의 피드백과 새로운 수요를 적극 수용하고 꾸준히 반영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장점을 갖춘 것을 강조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수년에 걸친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의 어떠한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도 차별화된 장점이다.

김 대표는 "경쟁사들이 아직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서비스형 IT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HPE는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라며 "2021년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엣지부터 클라우드까지 모든 것을 서비스형(as-a-service)으로 제공할 수 있는 ‘그린레이크’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파트너 협력을 강화해 고객사와 동반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자사 후배 및 미래 IT 전문가들을 위한 당부도 남겼다. 그는 "사원으로 입사해 20년간 근무하면서 대표까지 모든 직급을 거쳤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영업, 마케팅, 전략기획, 비즈니스 등 매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책임자로 선정되면서 다방면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라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새로운 분야의 일을 맡을 때마다 ‘도전’의 기회로 삼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목표하는 바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후배들을 위한 자신만의 성장 노하우를 전했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