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각 계열사에서 장기 근무하며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높인 임직원 9명을 대상으로 삼성명장을 부여했다. 삼성명장은 기술 전문성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제조 분야에서 최소 20년 이상 근무해 장인 수준의 숙련도와 노하우를 겸비한 직원을 최고 전문가로 인증하는 제도다.

4일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는 각각 자사 삼성명장을 선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가 6명을 선정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는 각 1명씩 선정했다.

위부터 윤영준·고영준·김현철 명장 / 삼성전자
위부터 윤영준·고영준·김현철 명장 / 삼성전자
삼성전자, 제조·금형·설비에 인프라 분야까지 폭넓게 선정

삼성전자는 IT 현장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면서 최고 기술 전문가를 육성하고자 2019년 삼성명장 제도를 신설했다. 제조 기술과 금형, 품질, 설비, 계측, 레이아웃 등의 분야에서 삼성명장을 선정해왔다. 첫해 4명이 선발됐으며 지난해에는 3명이 선정됐다.

2021년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와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필수 직무인 인프라 분야까지 선발을 확대했다. 전문 역량과 경영 기여도, 후배 양성 등을 기준으로 설비 분야 2명과 제조 기술, 금형, 품질, 인프라 분야에서 각 1명을 선발해 총 6명을 새해 삼성명장으로 선정했다.

제조기술 부문에는 윤영준 명장(52)이 이름을 올렸다. 생활가전사업부 소속으로 세탁기와 에어컨을 복합 생산할 수 있는 초고속 제조라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2014년부터는 스마트 팩토리 확산을 위한 기술 연구를 주도해 1500건의 자동화를 현장에 적용했다.

금형 부문에는 김명길 명장(51)이 선정됐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소속으로 새로운 디자인의 금형을 개발해 삼성 TV가 14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커브드 TV와 리얼 풀스크린 QLED 8K TV, 보르도 TV, 슬림 LED TV, 세로형 TV 등이 김 명장의 작품이다.

품질 부문에는 생활가전사업부 소속의 고영준 명장(53)이 선정됐다. 제조 검출력 고도화를 위해 출하 검사 자동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성과를 올렸다. 매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주최하는 전국 품질 분임조 경진대회에서 광주사업장이 2015년 이후 매년 대통령상 금상을 받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정용준 명장, 김명길 명장, 정호남 명장 / 삼성전자
왼쪽부터 삼성전자 정용준 명장, 김명길 명장, 정호남 명장 / 삼성전자
설비 부문에는 메모리사업부 소속 김현철 명장(50)과 파운드리사업부 정용준 명장(51)이 이름을 올렸다.

김 명장은 디퓨전(웨이퍼 표면에 산화막 형성) 공정 설비 전문가로 설비 연구 기반의 기술 개발로 설비 수명을 연장하고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반도체 오염 물질인 파티클 제거를 위한 진공과 히터 기술 관련 특허와 논문을 다수 보유했다. 설비 지식과 노하우를 후배에 전파해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정 명장은 특화한 코팅 기술력으로 설비 기술을 고도화하고 공정 품질 혁신에 기여한 반도체 식각공정(웨이퍼 회로 패턴을 깎아 내는 공정) 설비 전문가다. 식각설비 문제 해결을 돕는 요소기술 관련 특허와 논문을 다수 보유했다.

인프라 부문에는 글로벌인프라총괄 소속의 정호남 명장(50)이 선정됐다. 공기조화기술 전문가로 인프라 기술에서 독보적인 현장 실무 노하우를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폐수 처리용 화학물질 대체 기술과 냉각탑 수증기 저감 기술 등 친환경 인프라 기술 개발에도 힘써 친환경 사업장 구축에 기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첫 명장은 OLED 제조기술 베테랑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는 올해 삼성명장 제도를 처음 실시했다. 제조기술과 설비 분야에서 각 1명의 명장을 선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OLED) 제조기술 부문에서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소속 서성무 명장(51)을 선정했다. 베트남 신규 라인의 설비 개조와 공정 자동화로 공정 시간을 단축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설비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하도록 해 제조 기술 역량 강화를 이끌었다.

왼쪽부터 삼성디스플레이 서성무 명장, 삼성SDI 김형직 명장, 삼성전기 박운영 명장 / 각사 제공
왼쪽부터 삼성디스플레이 서성무 명장, 삼성SDI 김형직 명장, 삼성전기 박운영 명장 / 각사 제공
삼성SDI는 설비 부문에서 김형직 명장(55)을 선정했다. 소형전지사업부 소속의 설비 분야 전문가다. 신공법을 적용한 원통형과 파우치형 전지 초고속 라인을 개발해 소형 전지의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다. 품질 안정화도 더했다. 적기 생산에 따른 판매 극대화와 설비 유지 관리를 체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기는 설비 부문에서 기판사업부 박운영 명장(51)을 선정했다. 기판 습식설비(약품을 이용해 에칭, 현상하는 설비)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신기술을 개발해 미세회로 공정 기술력을 높였다. 제품 성능과 품질 향상에도 기여한 설비 전문가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설비 고장 예측 시스템도 구축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sounbiz.com